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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美대선] 트럼프 2기 개막...고금리·고물가 우려 커진 증시


입력 2024.11.07 17:04 수정 2024.11.07 17:0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트럼프 정책 현실화 우려에 3고 리스크 부각

공화당 ‘레드 스윕’ 가능성...국내 시장 파장 예상

관세 부과·강달러 기조 속 외인 자금 이탈 우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미국 대선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뉴시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현실화 되면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웠던 만큼 2기 체제에서도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 47대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와 자금 이탈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장악하는 ‘레드 스윕’ 확률이 높은 가운데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공약들이 현실화되면 주식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트럼프는 대규모 관세 부과와 재정 지출 확대 등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물가가 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지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0.5%)를 한참 밑도는 0.1%에 그치며 내수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지만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결국 경기 둔화 우려와 달러 강세는 원화 가치를 끌어내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부추기게 된다. 통상 원화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면 환차익 기대도 낮아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1400원대에 안착할 위험이 커졌다”며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외국인 투자 자금의 추가 이탈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을 가리키며 인사하고 있다.ⓒ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미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상반기(1월2일~6월28일) 코스피시장에서 22조7981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달리 하반기 이후(7월1일~11월7일)에는 12조632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에 따라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은 더 거세질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연구원은 “트럼프 재정 정책은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를 자극해 외국인 매도 물량 출회를 자극하는 부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최근 국내에선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로 민간 자금이 말라가고 있어 외국인 투자까지 축소된다면 코스피는 아래로 내려올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수출 기업들의 경우 트럼프 1기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한국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액은 304억 달러(약 42조원), 전체 수출액은 448억 달러(약 62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정식 취임은 내년 1월 20일이고 내각 구성까지는 3~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집권 2기에서 정책 시행이 빨라진다고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정책 추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이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지금부터 반영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올해 연말과 정책 가시성이 높아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환경, 실적 흐름에 근거한 기존 추세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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