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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자녀도, 일반인 자녀도…자연스러워진 ‘사생활’ 노출 [영상 속 아이들①]


입력 2024.10.12 07:52 수정 2024.10.12 07:5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촬영 과정 어려워도…”

모두에게 힐링 선사하는 아이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어른들은 몰랐던 내 아이의 사생활, 궁금하셨나요?”


ENA 예능프로그램 ‘내 아이의 사생활’의 소개 문구다. 부모가 없는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일상을 카메라로 포착해 부모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미국으로 떠난 장윤정-도경완의 아들·딸 도연우와 하영은, 출국 수속은 물론 미국 LA 곳곳을 여행하는 과정을 오롯이 책임지고 있다. 아빠가 동행하기는 했으나, 연우와 하영이 독립적으로 미국 여행을 주도 중이다. 장윤정과 도경완은 VCR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며 몰랐던 연우의 단호함에 놀라움을 표하고, 때로는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 감탄하고 있다.


미국 여행 중 위기를 맞은 장윤정-도경완의 딸 ⓒ'내 아이의 사생활' 영상 캡처

박찬민 아나운서의 막내아들 박민유는 생애 첫 데이트에 나섰다. 7살 민유가 좋아하는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춤을 추는 모습에선 미소가 유발되기도 한다.


연예인 자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방송은 이미 2009년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서 본격화됐으며, 이후 2013년, ‘아빠 어디가’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20%의 시청률을 돌파했었다. ‘아빠 어디가’와 비슷한 시기 방송을 시작한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0년 넘게 방송되고 있는 대표 장수 예능이 됐다.


당시 이종혁의 아들 이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국민 스타’급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다. 준수는 아빠 이종혁을 따라 배우를 꿈꾸고 있으며, 윤후는 최근 해외 대학 입학 소식을 전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부모의 잘못으로 피치 못할 상처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윤후 또한 윤민수가 최근 이혼 소식을 전하며 다시금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했다. 최근에만 해도 장신영-강경준의 두 아들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개했으나 강경준의 불륜 의혹이 터지며 출연 영상까지 삭제돼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의 자녀가 출연하는 방송은 변주를 거듭하며 이어지고 있다. 지상파 중심에서, 앞서 언급한 ‘내 아이의 사생활’처럼 케이블로 옮겨가기도 했고, 이제는 유튜브를 비롯한 SNS에서도 ‘육아’가 메인 소재로 등장 중이다. 연예인들이 출산부터 시작해 육아 과정을 모두 대중들과 공개하는가 하면, 일반인 자녀들이 큰 인기를 얻기도 한다.


김나영은 유튜브 채널 nofilterTV를 운영하며 두 아들과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으며, 아예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브이로그’ 형태로 출산 및 육아 과정을 전하는 강재준-이은형 부부도 있다. 육아 전문가들이 모여 부모들에게 육아법을 코칭하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일반인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해법을 제시 중이고, ‘얼짱시대’ 등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인플루언서 유혜주의 아들, ‘충청도 베이비’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태하 등 ‘일반인 아기 스타’들도 탄생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소재이지 않나. 촬영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호불호 없이 통할 수 있는 소재”라고 육아 예능의 ‘롱런’ 이유를 설명했다. 한 예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슈퍼맨, 즉 아빠의 고군분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자연스러워진 지금도 인기를 얻는 배경엔 ‘스타 베이비’를 향한 꾸준한 지지가 있다. 첫 방송 당시엔 추성훈의 딸 사랑이,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의 ‘귀여운’ 면모가 관전 포인트였다면 지금은 홍현희-제이쓴의 아들 준범이, 펜싱 선수 출신 김준호의 두 아들 은우, 정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출산 시대 랜선이모, 랜선 삼촌들은 물론 랜선어르신들에게도 대리만족을 선사하기도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김영민 PD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아이 키우고 사는 것 다 똑같구나’라고 말하기도 하고, ‘나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도 한다. 저출생 시대인데, 아이를 낳고 싶어지게 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없지 않나. 소수만이 원하는 일이 아닌, 큰바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짚었다.


SNS를 통해 아이의 일상을 공개 중인 한 부모도 ‘힐링’을 언급했다. 그는 “누구나 SNS를 활용하지 않나. 아기가 있으면, 아무래도 더 많은 기록을 남기게 된다”고 계정 운영 이유를 설명하면서 “아이나 동물 영상을 보며 힐링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내 계정을 보는 이유는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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