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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가스인 포스겐 없이 폴리우레탄 원료인 MDI 생산


입력 2024.08.19 10:00 수정 2024.08.19 10:00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화학연, CO₂ 원료 사용하는 MDI 제조 촉매·공정 개발

이산화탄소 전환 및 폴리우레탄 원료 물질 제조 관련 이미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독성 가스인 포스겐 없이 폴리우레탄 원료인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진희·안진주·박지훈 화학연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이산화탄소(CO₂)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


폴리우레탄은 2가지 원료(폴리올, 이소시아네이트)를 반응시킬 때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며 굳어지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폴리우레탄은 밀도를 조절해 딱딱하거나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폴리우레탄의 2가지 원료 중 ‘이소시아네이트’는 종류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DI)와 MDI로 나뉜다.


TDI는 주로 부드러운 소파·매트리스·자동차 시트 등 쿠션 제품에 많이 쓰이고, MDI는 딱딱한 경질폼부터 말랑한 연질폼까지 두루 사용된다. 경질폼은 열전도율이 낮아 냉장고·LNG 선박·건물의 단열재로, 반경질폼은 차량 대쉬보드·합성가죽으로, 연질폼은 고밀도 매트리스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코팅·접착제로도 사용된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CO₂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높였다.


기존 MDI를 생산하는 방식은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1번 아닐린 제조(니트로 벤젠, 수소 반응), 2번 MDA(디페닐 메틸 디아민)라는 중간 물질 제조 과정(아닐린, 포름알데히드 반응), 3번 포스겐 제조 과정, 마지막 4번 과정에서 MDI 제조(MDA, 포스겐 반응)가 이뤄진다.


연구팀은 포스겐 없이 MDI를 제조하기 위해 2가지 공정을 변경했다. 첫 번째는 기후위기 유발 온실가스 1, 2위인 ‘메탄과 CO₂’를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수소’가 섞인 합성가스로 바꾸는 ‘CO₂ 재활용 공정’이다. 두 번째는 ‘포스겐’ 대신 ‘메탄올, 일산화탄소, 산소’를 반응시켜 다른 중간 물질로 바꾼 뒤 MDI를 만드는 ‘포스겐 대체 공정’이다.


합성가스 속 수소는 MDI 제조 첫 단계인 아닐린 제조 과정에 쓰인다. 이후 일산화탄소는 포스겐 처리(기존 방식 3, 4번 과정) 대신 쓰인다. 결국 CO₂ 배출과 독성가스 사용을 모두 줄이거나 없앨 수 있게 된다.


다만 포스겐 대체 공정은 중간 물질 MDA에서 또 다른 중간 물질 MDC(메틸렌 디페닐 디카바메이트) 전환을 거쳐 MDI가 생산되는데, MDC 전환 과정이 포스겐 처리에 비해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반응에 방해되는 부산물 생성을 줄임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반응성이 높은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Pd/TiO₂)를 개발했다. 반응물질을 순차적으로 투입(메탄올 투입 2시간 후 일산화탄소·산소 투입)한 결과 부산물이 줄어듦에 따라, MDC로 바뀌는 전환 효율이 당초 60%에서 95%까지 향상됐다. MDC를 가열하면 메탄올과 MDI로 분리돼 쉽게 MDI를 얻게 된다.


이번 연구는 완제품 생산 단계가 아닌 연구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환경 ‘전과정 평가(LCA)’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화학연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인간 신체에 대한 독성 영향에 초점을 맞췄으며,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6.1% 감소,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2024년 연속공정 개발과 공정 통합화를 시작으로, 2030년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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