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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전당대회] '힐러리 트라우마' 못 지운 민주당, 총력전 펼치나


입력 2024.08.18 06:47 수정 2024.08.19 14:27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바이든·오바마·클린턴, 전현직 대통령 총출동

해리스, 무서운 상승세…그래도 불안하다

2016 대선 악몽…지우고 싶은 트라우마

지난 15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은 19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진행한다. 대선 후보로 이미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관식인 셈이다.


공화당 출신 전직 대통령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이른바 '나홀로' 대관식을 치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달리, 민주당은 모든 인사가 총동원되는 그야말로 총력전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찌감치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고, 비교적 늦게 지지 선언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연사로 나선다. 여기에 건강 상의 문제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 카터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이자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 장관까지 지원 사격한다. 민주당 연사들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렇게 많은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그들이 모두 한 사람을 지원 사격하는 것도 드문 경우다. 그만큼 민주당은 올해 대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몇몇 외신은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가 지울 수 없는 민주당의 '힐러리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힐러리 트라우마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경험한 대선 패배를 의미한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질렀다는 보도가 쏟아진 바 있다. 경합주 7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네바다)과 전미 대상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근소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앞질렀다고 여러 매체에서 보도했다. 심지어 몇몇 매체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밖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 당장 선거를 실시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며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283명을 확보하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 수는 255명에 그친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러스트벨트(펜실베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전승하지 못하면 선거가 트럼프 측으로 넘어간다는 계산이다. 독특한 미국의 선거 제도의 특성상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차 범위 밖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여론조사는 대부분 전체 지지율 여론조사다. 주별로 조사된 여론조사를 들여다보면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해 12월 3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한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런 상황은 아직 민주당의 '힐러리 트라우마'를 지우기엔 역부족이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전 장관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지르며 대통령 당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대선 하루 전 발표된 22개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전 장관의 당선 가능성은 모두 70% 이상을 기록했다. 미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들은 "힐러리가 절대 질 수 없는 선거"라고 대체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전체적인 지지율은 힐러리 전 장관이 더 높았지만, 경합 주 대부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배하며 선거인단 과반을 빼앗겼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대선에서 당시 상황이 재현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지난 6일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유세 현장에 등장하고 있다. ⓒAP/뉴시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됐을 때 이를 반대한 몇몇 정치평론가들은 그때의 일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법조인 출신이고 엘리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힐러리 전 장관과 이미지가 겹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의 힐러리 전 장관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층 표를 끌어오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선거 전략을 깊게 고민하던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낙점한 데에도 이런 배경이있다. 푸근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백인 남성이 그런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가려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이 작용한 셈이다.


4일간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전당대회에 모일 민주당 인사들이 어떤 연설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할지 특히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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