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택근무 끝났는데도 출근 거부하며 불성실한 태도
따로 노조 설립하고 직원들 가입 종용했으나 거부하자 폭언
지난해 말부터는 서울시로부터의 연락에 일체 응답하지 않아
지난해 서울시 근무성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뒤 직위해제됐던 공무원이 직권면직 갈림길에 섰다.
18일 서울시보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2일 공무원 A씨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인사위원회에서는 직권면직 여부를 심의·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으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직권면직되면 향후 3년간 다시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 유행으로 인한 재택근무가 끝났음에도 출근을 거부하는 등 근무 태도가 불성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중순부터는 병가 결재를 받지 않은 채 무단결근하고 있는데, 병가를 신청하면서 필수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거나 결재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결재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노조를 설립한 뒤 직원들에게 가입을 종용하고, 거부하는 직원에게 폭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도 문제가 됐다. 또 여러 경찰서에 동료 직원들을 고소·고발했으나 대개는 각하·불기소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태도로 인해 시는 지난해 11월 가평정위원회를 열고 A씨를 비롯한 공무원 4명에 대한 '가' 평정을 의결했다. 이는 최하위 근무평정이다. 그럼에도 A씨는 12월 진행된 가 평정 대상자 1차 교육(2주)에 불참해 직위해제 됐으며, 나머지 3명은 교육을 받은 뒤 다른 부서로 전보됐다. A씨는 2차 교육(3개월)에도 계속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자신이 불이익을 겪었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심사일에 불출석해 각하 내지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전화나 문자, 우편 등 시에서 보내는 연락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어 시는 관보 게재를 통해 A씨에 대한 처분을 알리는 상황이다. 이번에 직권면직이 결정되면 근무 평가에 따라 직권면직이 이뤄진 첫 사례가 된다.
사실 가 평정은 근래에 처음 도입된 제도는 아니다. 근무성적평정은 본래 수(20%), 우(40%), 양(30%), 가(10%)의 비율로 이뤄지게 돼 있다.
하지만 가 평정 비율이 필수로 정해진 것이 아닌데다가 승진에 치명적이라는 온정주의가 작용해 사실상 가 평정은 부여되지 않았고 가 평정 비율을 양에 더해 수·우·양만으로 평정이 이뤄져 왔다. 이런 온정주의가 조직문화를 해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4월 가 평정기준 결정위원회를 열고 기준과 절차를 새로 마련했다. 본인 업무를 동료에게 상습적으로 떠넘기며 일을 게을리하거나, 합당한 업무 협의에 욕설·협박 등 공격적 태도를 보이는 일부 직원 탓에 구성원 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가 평정이 나오면 2주간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교육 평가 결과가 매우 미흡하면 직위해제 후 3개월간 심화교육을 하며 이후에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직권면직까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