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폭 지지에서 조건부 지지로 입장 선회?
미국의 민간인 보호 압박에 이스라엘이 구호품 반입을 대폭 확대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민간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줄곧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오던 미국이 처음으로 조건부 지지를 언급한 것이다.
미국의 강경한 입장은 구호차량 오폭 사건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의 차량 3대를 오인 폭격해 단체 직원 등 민간인 7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단체 직원들은 가자지구 난민들에게 식량 100t을 전달하고 자리를 떠나던 중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가자지구에 관한 미국 정책은 이스라엘이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했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국제구호단체의 차량을 폭격한 사건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대폭 확대했다. 이스라엘은 인도주의 물품 수송을 위해 지중해와 접한 남부 아슈도드 항구를 열었고, 개전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북부의 에레즈 교차로를 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