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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한민수 대 '토박이' 박진웅…이석현 변수로 강북을 혼전


입력 2024.04.01 06:20 수정 2024.04.01 06:2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무연고 '찐명' 한민수 공천에 텃밭 흔들?

현역 박용진과의 갈등설까지 점화

與, 진또배기 토박이 박진웅 대비 효과

3지대 이석현, 민주당·이재명 정조준

22대 총선 서울 강북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후보, 국민의힘 박진웅 후보, 새로운미래 이석현 후보(사진 왼쪽부터) ⓒ후보 페이스북 및 데일리안DB

서울 강북을이 22대 총선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두 번이나 갈아치운 끝에 현역 박용진 의원이 아닌 연고가 없는 '친명' 인사를 막판 전략공천하면서 '비명횡사'의 상징적인 지역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강북을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의심할 여지 없는 강세 지역이었다.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2.32%를 득표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3.82%)를 상대로 8.5%p 앞섰다. 서울 내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음은 물론이고,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도 가장 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박용진 현 민주당 의원이 64.45%를 득표, 안흥렬 미래통합당 후보(34.71%)를 무려 30%p 가까운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었다. 국민의힘 강세 분위기 속에 진행된 8회 지방선거에서도 강북구는 민주당이 구청장 수성에 성공하며 선방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강북을이 "민주당 순도 100%"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소위 '비명횡사'로 표현되는 민주당 공천 파동의 진원지가 되며 혼란스러운 상태다. 망언과 거짓 해명 논란으로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되고 조수진 변호사마저 성폭행 피해자 '2차 가해 변론' 논란으로 낙마한 뒤에도, '비명' 박용진 의원은 끝내 배제된 것이 컸다.


무엇보다 박 의원을 제치고 전략공천을 받은 한민수 후보가 '찐명'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가열됐다. 한 후보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공보부단장을 맡았으며 이후에는 대변인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이 대표를 도왔던 인물이다. 더구나 강북을에 연고가 없고, 주소 이전을 못해 자신에 대한 투표권도 행사 못해 대의제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지역 연고가 탄탄한 박진웅 후보를 내세워 대비 효과를 보고 있다. 박 후보는 강북구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고 부모님의 장례까지 지역에서 치른 진또배기 토박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청와대 행정관,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역임하는 등 전문성을 갖췄고 나이도 40대로 젊어 지지층의 기대가 크다는 후문이다.


실제 지난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강북구청 지원유세를 왔을 때, 취약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정치권을 놀라게 했었다. 한 위원장은 "여러 곳을 다니고 있는데 이곳이 제일 뜨겁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대 변수는 이석현 새로운미래 후보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주역인 이 후보는 이재명 대표의 노골적인 '박용진 죽이기'에 분노해 강북을 출마를 결심했다. 6선 의원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관록과 선거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과거 학창시절 강북구에서 거주했던 만큼 지역과의 인연도 깊다. 이 후보가 민주당 표를 잠식해 3파전이 된다면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3월 31일 선거사무소 개소식 및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민주당은) 국군용사를 조롱한 사람, 또 성폭행 피해자 2차 가해를 한 사람에게는 공천을 주면서 이재명에게 쓴소리를 조금 한 박용진만은 안 된다며 핵심 측근인 송파 사람을 꽂았다"면서 "이재명 공천장 받아 7선 하고 싶은 생각 없고,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민주당과 한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한민수 후보와 박용진 의원 사이 불화도 감지되고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승리를 돕겠다"며 서울 강남·서초·송파 및 영남 등 취약 지역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를 근거로 친명 진영에서는 박 의원이 한 후보를 돕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3월 29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의 진행자 김어준 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박용진 의원이 사무처도 조직도 넘겨주고 같이 뛰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고 물었고, 한 후보는 "그런 건 없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는 "조직·사람·돈이 없고 (강북을이) 졸지에 험지가 됐다"며 "박 의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 후보는 "나중에 속 얘기를 다 하겠다"며 즉답은 피했지만, 역시 김씨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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