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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거대 자본에 지자체 '들썩', 주민들 '기대 반 걱정 반' [C커머스 부동산 공습③]


입력 2024.03.29 07:04 수정 2024.03.29 07:04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물류센터 수요 회복 전망, 중국 이커머스 기업도 가세

님비 시설로 주민 반발 우려도 있지만

“해외 기업 투자, 지자체 세수이익 상당…추가 인프라 투자 유도 가능”

자동화 물류 시스템.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이 배송 기지를 확보해나가기 위한 투자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특히 중국의 알리바바그룹처럼 직접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 직접 국내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뉴시스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이 배송 기지를 확보해나가기 위한 투자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특히 중국의 알리바바그룹처럼 직접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 직접 국내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직접 물류기지를 확보해나가는 것을 두고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교차한다. 님비현상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점과 첨단물류기지 구축,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장기적으로 물류센터 수요↑, 中 이커머스 기업도 진출 영향은?


최근 국내 물류센터 시장을 살펴보면 신규 공급은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 이커머스 증가세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졌지만 장기적으로 온라인 유통 산업 성장에 따른 물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E)가 지난 27일 개최한 ‘2024 물류 부동산 브리핑 세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온센터는 2027년, 저온센터는 2030년을 기점으로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리서치팀장은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배송받는 방식의 소비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물류 산업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공급이 많지만 수요가 회복돼 수요와 공급의 접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쿠팡이 2027년까지 전국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2026년까지 풀필먼트센터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쿠팡은 올해 대전, 광주에서 신규 물류센터 운정을 시작하고, 2분기에는 부산, 경기 이천 착공을 비롯해 2026년까지 전국 8곳에서 물류센터 인프라 확충을 추진한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도 국내에서 물류센터 인프라 다지기에 돌입했다. 한국에서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올해 국내 축구장 25개 규모의 풀필먼트를 구축한다.


정진우 팀장은 “그동안 해외에서는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 등을 통해 국내 물류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데 알리처럼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 직접 물류센터 관련 투자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알리가 발표한 투자 규모가 국내 전체 물류센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어서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뿐 아니라 테무 등 다른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 및 투자 확대가 가속화된다면 이에 따른 물류시설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뿐 아니라 테무 등 다른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 및 투자 확대가 가속화된다면 이에 따른 물류시설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며 “해외 시장을 공략해 오던 중국 기업들이 한국과의 정치적인 이슈가 해소되고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배를 통해서도 운송이 6~7시간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님비’에서 ‘첨단’으로 거듭나는 물류산업


그동안 물류센터를 지을 경우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물류센터로 드나드는 화물차와 택배차가 수시로 오가면서 교통혼잡과 안전문제, 소음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의정부시 고산동에서는 물류센터 건립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21년 안병용 전임 시장 시기 추진하기 시작한 고산동 물류센터 건축사업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이후 이 사업의 백지화를 공약한 김동근 시장이 당선됐다. 총선을 앞두고 여전히 주민들은 고산동 물류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물류센터의 자동화·로봇화 등으로 님비현상은 옅어져 가고 있는 추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물류센터가 풀필먼트로 거듭나면서 예전처럼 인근 집값이 크게 하락한다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진우 팀장도 “그동안 물류센터 건립으로 갈등을 빚었던 곳은 주로 남양주시, 고양시 등 주거지역이 인근에 있는 곳으로 물류센터가 들어설 때 반발이 클 수 있다”며 “반면 전통적으로 물류센터가 많이 위치해 있던 용인시, 여주시 등 수도권 동남권은 물류센터 착공에 대한 민원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오히려 해외 기업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각종 인프라 개발을 함께 물류센터 건설을 추진한다면 지자체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관점도 있다.


강경우 교수는 “그동안 문제가 됐던 것은 물류센터를 지어놓고 운영에 있어 방치되면서 기피시설이 되는 것이었다”며 “주민들도 교통 문제나 사고 발생 위험 때문에 싫어했고 지자체도 물류센터가 난립하는 것을 지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해외 대기업이 첨단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하면 지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세수 이익이 상당하다. 해외 기업이 직접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이다 보니 물류센터를 지어놓고 방치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해외 대기업이 물류센터와 함께 교통 체계나 추가 인프라 투자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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