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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움직이고 박민식 떠나고…영등포 총선 판세 요동


입력 2024.03.05 06:50 수정 2024.03.05 06:5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與 입당 김영주, 채현일 맞서 영등포갑 전략공천 가능성

영등포을은 경선 포기 박민식에 '김민석 vs 박용찬' 유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김영주 국회부의장 입당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영등포가 4·10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4선 중진 김영주 부의장은 자신의 지역구 '영등포갑'에서 정당 간판만 바꿔 '국민의힘' 후보로 뛸 가능성이 높다. 이와 맞물려 '영등포을'에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경선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구로 선회하면서 총선 판세가 요동치는 중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기존 험지로 여겨졌던 영등포 지역구 두 곳의 공천을 확정하지 못하고 지역구를 비워둔 상태다. 민주당에선 이미 영등포갑에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영등포을에 현역 김민석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주 부의장의 3연승(19~21대)으로 '야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던 영등포갑에선 민주당 후보(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와 민주당 출신 후보(김영주 부의장)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영등포을에선 21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김민석 의원과 박용찬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리턴매치'가 재현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김영주 부의장이 이날 공식 입당함으로써 '영등포갑' 출격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김 부의장은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입당 제안을 받았고, 전날 수락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입당식에서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 부의장이 함께하게 됐기에 우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에게 더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김영주와 함께 국민을 위한 길로 가겠다"고 역설했다.


앞서 김 부의장은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중심 민주당 공천 작업과 자신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한 것에 대해 비판하며 탈당했다. 이날도 김 부의장은 "(정치인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태껏 나를 뽑아준 영등포 구민과 나 4선까지 만든 대한민국을 위해 일했듯 앞으로도 생활 정치와 주변 발전을 위해 내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부의장은 입당식을 후 취재진을 만나선 "정치를 하면서 나의 역할이 아직 남아 있는가, 아니면 민주당에서 하위 20%를 받고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온 삶을 송두리째 밟히고 나가느냐 갈등이 많았다"며 "내가 영등포갑에서 당선이 된다면 나의 진정성을 인정해 주시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이 큰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은 곧바로 "김 부의장은 그 어느 누구보다 당의 혜택을 받고 꽃길을 걸어오신 분"이라고 정조준했다.


채 전 구청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를 시작으로 민주당 정권에서 장관까지 역임한 중진으로, 우리 민주당 출신이기에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4선 의원"이라며 "수십 년 동안 몸 담았던 민주당을 등지고 전혀 가치관과 정체성이 다른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에 구민과 당원들은 상당한 배신감과 낭패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채 전 구청장은 "이제부터는 진짜 진검승부라 생각한다"며 "나는 단체장 출신의 정치신인이지만 과거(김영주)와 미래의 일하는 민주당(채현일)과의 치열한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완성된 영등포을 여야 대진표에도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영등포을에선 19~20대 신경민 전 의원, 21대 김민석 의원이 당선되는 등 민주당계 후보들이 내리 당선됐다. 국민의힘으로선 22대 총선에서 영등포을을 탈환해 내는 것이 절대 과제가 된 셈이다.


앞서 박민식 전 장관은 김민석 의원을 조준한 '86 운동권 저격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지역구가 경선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박 전 장관은 경쟁자인 박용찬 전 당협위원장 지지를 선언하며 경선을 포기했다. 이어 당의 요청으로 박 전 장관이 '강서을'로 선회함에 따라, 지난 21대 총선에서부터 지역에서 터를 닦아온 박 전 위원장의 단수공천 확정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박용찬 전 위원장이 김민석 의원에게 5.91%p 차로 석패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국민과 주민을 바라보고 지금까지처럼 '정책과 비전'으로 나아가겠다"고 꼽고, 박 전 위원장은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공약이라 하더라도 소통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성사되기가 불가능하다"는 지론을 토대로 '소통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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