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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모인 건가…복지부·의료계 '의대 증원' 첫 TV토론


입력 2024.02.21 10:54 수정 2024.02.21 14:40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복지부 "의사 수 현재도, 앞으로도 부족할 것…지역 및 필수의료 공백으로 제때 치료 못해"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급증 대비해야…의사 수 부족 문제 (의사인력) 배분 문제 악화"

의료계 "국민 의료 이용 횟수 및 접근성 따져봐야…OECD 평균 2.5배 수준 의료 이용 중"

"이미 과잉 공급 상황서 의사수 늘려야 하나…환자 재배분 및 의사 재배분 문제가 급선무"

서울 대형 종합병원 빅5(서울대, 서울아산,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 소속 전공의 2,700여명이 오는 19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02.18. ⓒ뉴시스

의대 증원을 두고 대립하는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20일 첫 TV공개토론에서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상황 판단을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측은 의사 수가 부족해 배분 문제를 악화한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 측은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접근성을 들어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의대 증원 충돌, 의료대란 오나'를 주제로TV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유정민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팀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외에 의대 증원 찬성 측 인사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반대 측 인사로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각각 출연했다.


유 팀장은 "의사는 현재도, 앞으로도 부족할 것으로 진단된다"며 "이미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백으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급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절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한 부분도 있고 이렇다 보니 의사를 구하기 어렵고, 이 인력들이 수도권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며 "의사 수 부족 문제가 (의사인력) 배분 문제를 악화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대증원 반대 측은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변화, 국민 외래진료 이용 횟수와 높은 의료접근성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출생아가 줄어들고 있어 의대 정원을 그대로 두더라도 앞으로 (상대적인 의사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우리 국민의 의료 이용 횟수와 접근성을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5배 수준으로 의료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이미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 이용 횟수로 보아)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서 의사 수를 늘리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근무 환경의 문제이고, 대학병원은 줄 서고 지방병원은 텅텅 비는 문제"라며 "환자 재배분, 의사 재배분 문제가 급선무지 의대 증원이 급선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에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2021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6명으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더 큰 문제는OECD국가가 의대 증원을 크게 늘렸다는 것"이라며 "OECD의 최근 증원을 반영하면 우리나라가 2배 늘리지 않는 한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재훈 교수는 "의사 수가 부족한지 지금 단정지어 이야기하는 건 어렵다. 평균 수명과 의료 접근성 모두 우리나라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는데, 과연 의사가 부족하면 이 정도 결과가 유지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수 인재들이 모두 의대에 가는 '의대 블랙홀 현상'과 지역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더 따져볼 때"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지역 종합병원에서 의사를 구하지 못해 연봉이 오르고, 전공의들의 과도한 근무시간,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진료보조인력(PA) 증가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의사가 부족한 건 주지의 사실이라고 봤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주당 80시간 일한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 데 전공의들이 80시간 일하느냐"며 "중소도시나 의료취약지에서 부족한 의사 수를 계산해보면 2만명이다. 충분한 의료의 질과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 미달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 반대 측은 현재 의료체계에 대한 변화 없이 증원이 이뤄지는 데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부가 기대하는 의대 증원 효과가 발현되는 시점도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금의 의료체계에 변화 없이, 필수의료 정책 논의 없이 증원이 이뤄지면 이공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 2000명이 의료계로 넘어온다"며 "2000명 증원은 효과가 발현되는 시점이 너무 늦고, 근거도 불투명하다. 의대 쏠림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증원 논란이 다른 모든 정책 논의를 잡아먹고 있다"며 "의사와 정부는 지금 갈등 있는 것처럼 비치지만 장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정책 갈등 상황에서 필수의료 발전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대 증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 팀장은 "저희는 의사 수만 늘리겠다고 말한 적 없다"며 "지역에 소위 '빅5' 역량 갖춘 병원 만들고 좋은 인력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지역 및 필수의료 분야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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