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과 냉동 김밥, 떡볶이 등 K-푸드가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723만9000 달러(한화 약 2900억원)로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전년(1억8182만1000 달러)보다 19.5% 증가한 수치다.
연간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015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5434만2000 달러에서 2016년 6652만9000 달러, 2017년 7202만8000 달러, 2018년 8940만8000 달러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9년 1억858만9000 달러로 처음 1억 달러를 넘었다. 이듬해인 2020년 1억3804만9000 달러, 2021년 1억6401만 달러, 2022년 1억8182만1000 달러에 이어 지난해 2억1723만9000 달러다.
지난해 수출액을 수출국별로 보면 미국이 1억1480만1000 달러(52.8%)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어 베트남(1499만 달러), 유럽연합(영국 포함·1489만3000 달러), 일본(1258만3000 달러), 호주(713만5000 달러) 등의 순이었다.
해외에서 우리 쌀 가공식품 수요가 늘어난 데는 간편식,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내 쌀 가공식품 인기 요인은 다양하다"며 "전자레인지 조리 등으로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제품이 많아진 것이 한 요인이고, 한국 음식이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각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한국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한몫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해외에서 K-드라마, K-팝 등으로 한국 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한국 음식을 접했다가 이제는 익숙해져 섭취 횟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올린 냉동김밥 구매 후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한국계 틱톡커 사라 안(Sarah Ahn)의 김밥 시식 영상이 게재된 지 3주 만에 1100만 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미국 내 김밥 품귀 현상에 불을 지폈다. 당시 4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영상이 게시된 지 2주 만에 미국 전역의 마트에서 냉동 김밥이 매진되기 시작했다.
사라 안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다섯 살 때 김밥 때문에 괴롭힘을 당했었는데 지금은 트레이더 조에서 김밥을 팔고 있다. 그것은 한국 문화가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셜 미디어는 분명히 다른 문화와 음식을 전 세계에 공유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