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악화 책임 韓美에 떠넘겨
합참 "北, 단·중·장거리 고체엔진
미사일 개발 중…시험발사 가능성"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북한은 '정세 악화 책임이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 있다'며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이 최근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만큼, 관련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6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12~14일 진행된 미 군부 당국자들의 괴뢰(한국) 지역 행각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정세 격화를 초래하는 주범이 다름 아닌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가 '맞춤형 억제전략'을 10년 만에 개정하는 등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맞대응 조치들을 "무력침공 목적"이라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인 것이다.
국방성 대변인은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대립이 위험 한도를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군사적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이 강력한 대응 태세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 사용이 가능하도록 법까지 제정한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한미가 억지력 강화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역으로 자신들이 한미를 억지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특히 국방성 대변인은 "새로운 안보 불안정과 미국과 그 동맹세력들의 진화되는 군사적 위협 형태와 성격에 대처해 보다 공세적이고 압도적인 대응력과 가시적인 전략적 억제 군사행동으로 국가의 안전 이익에 대한 온갖 위협을 강력히 통제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 주요매체들은 전날 보도에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과 14일 각각 1단·2단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새형(신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기체계 개발을 믿음직하게 다그칠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며 "공화국 무력의 전략적인 공격력을 보다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 공정"이라고 밝혔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략적 성격'을 연이틀 강조한 만큼, 미국을 겨냥한 신무기 도발을 예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은 발사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작전 운용에 유리한 고체 추진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라며 "이는 중거리용 신형 고체 추진 탄도미사일까지 확대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의 활동"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생존성 증대에 주력해 온 북한이 한미의 원점타격·요격 능력을 저해하기 위해 연료주입 시간이 필요 없는 각종 고체엔진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대 수일 동안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액체엔진과 달리, 고체엔진은 탈착 형식이라 신속하고 은밀한 발사가 가능하다.
이 실장은 고체엔진을 적용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감안할 경우 "유사시 괌을 포함해 유엔사 후방 기지, 주일 미군기지, 미 증원 전력 및 유엔사 전력의 한반도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타격 능력 확보 조치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실제 시험발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