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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포용" 제안에도 유승민 '尹 비판' 마이웨이…노림수는 제3지대 신당?


입력 2023.08.03 13:59 수정 2023.08.03 16:3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홍준표·안철수 등 "유승민 안아야" 주장에도

劉 "尹, 당 장악했단 건 착각" 비판 강도 높여

총선 출마 가능성엔 열어둔 劉, 제3지대 합류

관측↑…'성공 여부'는 미지수 "반발 있을 것"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월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일각의 "포용" 제안에도 불구하고 화답은커녕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 총선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통해 보수층 내부 반윤(反尹·반윤석열) 세력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유 전 의원의 언동에 정치적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차기 총선에서 제3지대를 형성해 출마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재차 신당을 창당하거나 제3지대로 갈 경우 과거 실패 사례 등을 알고 있는 국민적인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험난한 정치인생을 마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저녁 SBS TV에 나와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을 언급하며 "지금 체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체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한테 아부하고 충성·맹세하는 이 국민의힘 사람들이 총선 지나고 나면, 대통령이 만약 인기가 떨어지고 곤란한 일이 생기면 도와줄 것 같느냐? 절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정치를 안해봐서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을 완전히 자기가 장악을 했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유 전 의원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법정구속에 대해 "대통령이 자기한테 불리하거나 잘못한 문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못 하고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된 불법·부패는 없도록 하고 성역 없이 수사받도록 하겠다' 정도의 이야기는 해야할 것 아닌가. 입장을 안 밝히고 있는 게 이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유 전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다. 유 전 의원 스스로도 전날 SBS TV에서 "대통령이 공천권을 100%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나한테 공천을 주겠느냐"며,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다른 길을 고민하고 있음을 숨기진 않았다.


또 앞서 지난달 31일 라디오에서도 "워낙 찍혀서 나한테 공천을 주겠느냐.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없다. 내가 백지 상태에서 고민한다는 것은 우리 정치를 미약하지만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느냐는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총선 출마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발언이 최근 들어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총선 출마 여부와 맞물려 당내에서 그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이준석과) 원팀이 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안철수 의원) "(유승민·이준석은) 지난 대선에서 한배를 타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사람들"(이용호 의원) "누구든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들이 있다면 그 인물들을 다 함께 끌어모으는 부분을 고민해야 된다"(조경태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 유 전 의원과 함께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원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같은 손짓에 유 전 의원이 '비판 중단' 등으로 화답하기는커녕 되레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치권에선 현실적으로 유 전 의원의 국민의힘 공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유 전 의원이 '제3지대'를 형성해 출마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전날 KBS라디오에 나와 유승민·이언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가리켜 "목적지는 같은데 가는 길이 좀 다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에 국회의원 뱃지 달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정당을 하나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정당 선택을 호소하는 방법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도 신당 및 제3지대에 대해 선을 그어놓진 않은 상황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당 바로 세우기'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이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굉장히 중요한 계기인데,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 백지 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총선 때 신당 만들어서 몇 석 얻고 대선 때 흡수 통합돼 '떴다방' 비슷한 기회주의적인 3당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절대 인정 안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에선 '윤 대통령을 가장 많이 비판하는 사람이 이재명 대표고 두 번째가 유 전 의원'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라며 "대권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니 이렇게 발언하고 있는 것일 텐데 그럼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3지대 출마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유 전 의원이 제3지대로 나올 경우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는 않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 전 의원의 목표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아니라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사전 작업을 위해 제3지대를 만들거나 합류해서 총선에 나올 가능성이 높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른정당과 같은 신당 창당을 실패해봤기 때문에 재시도를 했을 때 국민들로부터 큰 반발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며 "또 제3지대론을 펼쳤을 경우 지역 기반이 희미한 만큼 더 선명한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는데, 이미 이미지가 꽤 많이 소비된 만큼 전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에도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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