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문순 구속영장 청구?…배상윤 조사 못 하면 쉽지 않아" [법조계에 물어보니 196]

검찰, 28일 최문순 전 강원지사 피의자 신분 소환…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방해 혐의

법조계 "범죄 규모 보면 작은 사안 아니지만…최문순-KH그룹 관계 명확히 드러난 것인지 의문"

"배상윤 KH그룹 회장 신병확보 안 돼 있어…지금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이 대단히 부담스러울 것"

"불구속 수사로 진행 가능성…소환 조사할 정도면 증거자료는 상당히 모인 것, 배상윤 귀국이 관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 뉴시스

KH그룹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향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명확한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혐의를 부인할 경우 구속영장 청구가 가능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KH그룹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배상윤 회장이 해외 도피 중인 점 등을 지적하며 "검찰이 배 회장을 조사하지 않고 최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이날 최 전 지사를 입찰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전 지사는 강원도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21년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KH그룹 측과 사전에 공모해 입찰 정보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최 전 지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검찰청에 출석하며 "내가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잘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지사 측은 앞서도 "사전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었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 입찰 시스템인 온비드에는 전혀 접근할 방법이 없다"고 의혹을 반박한 바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최 전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배 회장은 해외 도피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최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 뉴시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범죄의 규모를 봤을 때 절대 작은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최 전 지사와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난 것인지 의문이라 검찰 입장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배 회장의 신병확보가 돼 있지 않고 그의 지시로 회삿돈 수천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 자금 총괄부사장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며 "최 전 지사 측이 범죄사실을 부인해 법정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면 야당이 '정치검찰'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배 회장을 조사하지 않더라도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만으로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배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 최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지사는) 주요 정치인이므로 도주 우려는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사안을 중하다고 볼 수 있는지, 현 상태에서 혐의 입증이 잘 됐는지, 증거인멸 우려가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느냐의 문제지만 명확한 증거자료가 있는데 혐의를 부인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며 "소환조사를 할 정도면 자료를 상당히 모았다는 것 같다. 물어볼 내용이 있으니까 피의자로 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배 회장이 일단 귀국해야 한다.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KH 직원들이 도지사와 직접 의사소통을 했을 리는 없지 않느냐. 결국 배 회장이 중요한 상황이라 지금은 구속영장 청구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 역시 "최 전 지사의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지가 가장 문제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사 단계에서는 구속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배 회장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 전 지사를 구속하는 건 검찰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불구속 수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