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금융사 전체 동참
과점체제‧성과보수 논의
은행권이 금리 인상 기조에 편승해 ‘이자장사’로 돈잔지를 벌였다며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 과점체제 개선을 위해 꾸린 태스크포스(TF)가 첫 발을 뗐다. 공개된 초안에는 핀테크와 같은 IT 기업이 금융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은행‧비은행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당초 은행권에만 국한된 TF 논의 방안 범위가 전 금융사로 확대되면서 금융권을 향한 관치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전 금융권 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TF’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위해 인가 세분화(스몰 라이센스)와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챌린저 은행 도입을 검토 방안이 논의됐다.
TF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의 후속조치로, 그동안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전반적인 문제점 등을 점검하기 위해 구성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은행을 공공재라 정의하며, 금융당국에 은행업 과점 폐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스몰라이선스’ 도입과 영국식 ‘챌린저뱅크’ 진입이다. 기존 은행권 내 경쟁 뿐만 아니라 은행권과 비은행권간 경쟁, 금융과 IT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기술 기반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챌린저 뱅크가 도입되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제4의 인터넷은행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대두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기존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재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권은 금융의 공공성 강화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임을 고려할 때 당국의 개입으로 경영 자율성이 훼손되고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현재 5대 시중은행의 과점체제를 개선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인터넷은행 3사 역시 당국 규제로 중저신용자 대출 등 한정된 부문에서 경쟁에 집중하는 등 이른 바 ‘메기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이 TF에 전 금융업권 협회를 한 자리에 불러 앉힌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과 이자장사 논란에서 비롯된 TF였던 만큼 이를 계기로 전 금융권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시작될 것이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성과급 등 보수체계와 주주환원 등은 전 금융업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보수체계 개선과 성과급 등의 방식을 강화하는 방안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도 점검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권의 불만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을 ‘공공재’로 보고 여러 제동을 걸면서 시작된 TF가 상황이 다른 금융업권까지 확대되는 점은 정당성을 찾기 힘들다고 성토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회사의 인사권, 배당정책, 성과급 등 보수체계까지 정부가 앞장서서 자율성을 침해하는 건 결국 시장경제와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