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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속살' 파헤친 이재용, 16년간 '기술한국' 키웠다


입력 2022.10.17 16:00 수정 2022.10.17 16:2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2006년 일본 출장서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 핵심 인력에 깊은 인상

귀국 직후 고용부와 '기능장려협약' 맺고 기술인재 육성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전자는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를 16년간 후원하고 국내 기능 인력들을 꾸준히 지원해온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삼성이 국내 기술인재 육성에 적극 뛰어들게 된 것은 16년 전 ‘젊은 이재용’의 ‘혜안’에서 비롯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로 재직하던 2006년. 일본 출장길에 오른 그는 일본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오래도록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찾아 나섰다.


일본의 한 기업을 방문한 이재용은 핵심 부품 공정에서 일하는 숙련 인력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상당수가 국제기능올림픽 및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회사 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해 놓은 것을 본 그는 기술인재 양성이 곧 제조경쟁력 강화의 정도(正道)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은 기술 관련 책임자에게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고, 삼성도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기술 인력의 육성과 사회적인 관심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에서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갖는 일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젊은 후계자 이재용의 제안에 삼성전자는 즉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는 결론이 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해 12월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맺고 그때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가대표 훈련 후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사내에 기능올림픽 사무국 및 훈련센터를 신설하고, 기능대회 출신 우수 인력들을 적극 채용하는 한편, 직원들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성과를 회사 내에도 전시하는 등 ‘기술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무 시절이던 2009년에는 직접 국제기능올림픽을 찾아 한국 기술인재들의 역량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그해 9월 5일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며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이다.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술인력의 저력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또 “금형, 사출, 선반 등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 아니겠느냐. 그런 사람을 챙겨보려고 기술 인력 후원을 시작했고, 이는 회사가 잘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기술인재 양성’의 사회, 경제적 효과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에도 기술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2010년(당시 부사장) 9월 국내 공업고등학교 교장단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 초청해 기술 인력 육성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성실하고 능력 있는 기술인재들은 학력에 관계없이 우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이 부회장은 2011년(당시 사장) 11월에는 런던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삼성 선수단을 KBS 홀에서 열린 삼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에 초청해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모두 그 동안 수고하셨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최선을 다했다. 기능올림픽은 큰 행사이지만 인생으로 보면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더 열심히 본인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또 나라를 위해서 노력해 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분산 개최를 통해 한국에서 열린 올해 국제기능올림픽도 직접 챙기며 기술 인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기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선수단을 격려하고 수상자에게 메달도 직접 수여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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