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재선 이용호, 변화·외연 방점
영남·5선 주호영, 위기수습·안정 강조
당 안팎 '사실상 주호영 추대' 관측
박대출 등 후보군 불출마…차기 기약
국민의힘이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지도부 재정비에 들어간다. 새로운 당헌에 따라 정진석 비상대책위를 출범한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으로 원내대표 교체까지 마치면, 이전 지도부와 완전히 단절된 새 지도부 구성을 마치게 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밟는다. 의원총회는 지도부 모두 발언과 후보자 정견 발표, 투표 순으로 진행되며 정오 정도에는 결과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도전장을 던진 후보는 5선의 주호영 의원과 재선의 이용호 의원 등 두 사람으로 이 의원이 기호 1번, 주 의원이 기호 2번이다.
정치적 배경 차이가 큰 만큼, 두 후보의 선거 전략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면서 최근에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은 변화와 외연 확장을 내세우고 있다. 호남이 지역구인 자신이 당선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게 요지다. 또한 "위기일수록 건강한 경쟁이 필요하다"며 추대론도 일축했다.
이에 반대 국민의힘의 기반인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주 의원은 위기 수습과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5선 의원을 지내며 상임위 간사와 위원장, 원내대표까지 경험한 경륜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대대적으로 선거 분위기를 띄우는 것과 달리 당이 위기 상황인 만큼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출마 선언을 알리는 정도로 '조용한 선거'를 준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주 의원 추대로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등 뒤숭숭한 상태에서 당을 정상화시키는 한편, 첫 정기국회를 맞아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 달성을 위해서는 중량감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금은 당이 안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들썩였던 경선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은 것도 당내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이 추대 분위기로 가는지 살펴보고 출마를 결정하겠다"던 박대출 의원은 "이번엔 접는다"며 불출마를 돌아섰고,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됐던 김학용·조해진 의원도 다음을 기약했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 잔여 임기까지만 맡겠다'는 주 의원의 호소가 설득력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던 주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과속을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년의 임기를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당이 내년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대표를 새로 뽑아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