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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권력 독식하면 당 망해"…비명계, '이재명 사당화' 저지 총력전


입력 2022.08.24 01:00 수정 2022.08.24 00:0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박용진·윤영찬 주최 토론회 열고

권리당원 전원 투표 당헌 신설 성토

"히틀러도 국민 다수가 지지해 총통 돼"

비명계 25명, 당지도부에 중앙위 연기 요청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를 사퇴한 윤영찬 의원, 김종민, 이원욱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할 8·28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는 23일 '이재명 사당화' 저지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이 기정사실화 되고 최고위원 당선권 5명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가 4명이나 포진한 상황에서 '권리당원 전원 투표' 당헌까지 신설하게 되면, 당이 이 의원과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당권주자 박용진 의원과 전날(22일) 최고위원 후보직을 사퇴한 친문(친문재인)계 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586, 친문, 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친명계 독식 지도부'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는 동시에 '권리당원 전원 투표' 조항 신설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는 박·윤 의원 외에 김종민·김철민·김영배·양기대·양정숙·이병훈·이원욱·정태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당헌 개정안 중 '당의 최고 대의기관인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우선한다'는 조항에 대해 "우리 당의 최고 의사 결정 단위가 갑자기 바뀌려고 하는데 당 대표를 하겠다는 저도 모르고 있었고, 우리 의원들도 모르고 있었다"며 "토론도 없고 수정안도 못 내는데, 내일(24일) 중앙위원회 온라인 (찬반) 투표만 한다. 초등학생들도 그렇게는 안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3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을 의결한 당시 통일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의 있습니다, 이게 회의입니까'라고 외쳤다"며 "33년 뒤 민주당 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박 의원 등 비명계 의원 25명은 이날 토론회 직후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변재일 중앙위원회 의장 등에게 "충분한 공론화를 통한 총의 수렴을 위해 24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를 연기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의 본질은 나치당이다. 독일 국민 다수가 지지해서 히틀러가 총통이 됐다"며 "독일 국민의 잘못이 없었다고 볼 수 있나. 참여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그게(참여민주주의) 주인이 되는 순간 민주주의의 타락과 이탈로 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친문·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3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의 바다로 갈 수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길"이라고 했다. '권리당원 전원 투표' 조항 신설에 대해선 "어제 처음 들었다"며 "내용 자체도 논란이지만, 민주적 절차를 안 거치면, 국민의 민주당으로 못 간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당헌 80조 개정이나 권리당원 전원 투표 등의 추진 과정에 대해 이 후보는 '내가 밀어붙인 게 아니라'라고 말하지만, 모든 게 이 후보에게 딱 맞춰 유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이 권력을 독식하면 당은 망한다"고 했다.


정태호 의원은 "28살에 평민당 때부터 정당 생활을 했지만, 요즘처럼 우리 당을 걱정해본적은 없다"며 "당 대표 후보가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만 데리고 다니며 선거운동하면서 당을 분열시키는 그런 모습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 봤다"고 개탄했다. 유력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이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 의원과 함께 전날 서울 당원 및 지지자 만남 행사에 참석한 것을 질타한 것으로 보인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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