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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 채우면 뭐하나”…조선업계, 인력난 갈수록 심각


입력 2022.07.18 11:02 수정 2022.07.18 11:05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현대重, 군산조선소 재가동 필요 인력 절반도 못 채워

하반기 더욱 심각…9월 기준 필요 인력 약 1만명 부족

열악한 근무환경 여전…교육생 모집도 지지부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조선업계가 역대급 수주호황으로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으나 정작 일할 인력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황 때 인력이 대거 이탈한 이후 여전히 신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내년 1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이에 필요한 인력 절반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선박 블록 생산이 오는 10월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요 인원 300명 중 확보 된 인원은 80여명에 불과했다.


다른 업체 사정도 마찬가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협력사를 제외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에서 생산기능인력이 4만7000명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5월 기준 확보된 인력은 3만8000명대에 그쳤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산업계 전반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근무환경이 열악한 조선업계를 20·30대가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근무지도 그렇고 위험 요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등으로 그간 근무여건이 계속 좋지 못했는데, 조선업계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전히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다. 조선업계 상황이 최근 들어 나아졌지만, 근무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 등으로 조선업계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안 근처에 조선소가 있다 보니 젊은 인력이 없고, 업황이 좋지 못했을 때 인력이 많이 유출됐다”며 “빠진 인력이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다보니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건 확실하다”고 토로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이 때문에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생 확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일할 선박 기초 용접과정 훈련생 2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4~5명에 그쳤다.


조선업계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조선업계 호황 때나 기술교육원 경쟁률이 심했다”, “요즘은 탈락자 없이 지원하면 그냥 합격” 등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전국에서 기술연수생을 120명 정도밖에 모집하지 못했다. 경쟁률이 2대1에 가까웠다 했으나, 조선업 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당시 기술연구생은 4100명 정도였던 것을 보면 턱 없이 적은 숫자다.


정부와 조선업계가 함께 조선업계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나섰지만, 근무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와 조선업계가 제시한 인력수급 대안방안은 ▲비자제도 개선을 통한 외국인력 도입 활성화 ▲조선산업 내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위한 정부지원 ▲주52시간제 등 제도개선이다.


결국 인력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근무환경부터 개선해야한단 목소리가 크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조선업 인력난 원인을 ‘저임금’으로 꼽으며, 저임금 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변 시장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 건설현장보다 낮은 지금의 임금 수준으로는 숙련된 근로자를 지키기도, 새로운 인력을 유입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도 “조선업계가 인력난을 해결하려면 근무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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