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지역 불안정 촉발
中도 원하지 않을 것"
미국이 연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국 역할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비확산 이슈가 미국과 중국의 공통 관심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주문한 모양새다.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7일(현지시각) 전화브리핑에서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면서도 구체적 시기는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북측이 "확실히 풍계리에서 준비를 마쳤다"며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입구를 폭파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 대한 복구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6차례 이뤄진 북한 핵실험은 모두 풍계리에서 이뤄졌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이 이번 주 내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금요일(10일)이 될지, 그보다 훨씬 뒤일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역내 전체를 극도로 불안정하게 할 핵실험을 삼가기를 희망한다"며 "확실히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파트너와 긴밀히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주 한국을 찾아 한일 북핵 담당자들과 함께 북한의 핵실험 재개 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해 한일 카운터 파트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잠재적인 핵실험 대응에 한국, 일본, 그리고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핵실험에 대해 "매우 명확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북한 이슈와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모든 기회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교적 접근법과 관련해 "종료일(end date)은 없다"며 "계속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행 가능하도록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교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우리 자신은 물론 동맹을 보호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다른 일 역시 계속한다"며 △대북 억지력 강화 △대북 제재 유지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북정책이 "확실히 다면적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역할론'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보유했고, 그들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공유한다고 여전히 믿는다"며 "북한이 한반도와 그 너머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삼가는 게 중국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주도로 추진됐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이 중국·러시아 반대로 무산된 것은 "협조를 못 받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북한 문제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협력 영역이라고 믿는다"며 "북한이 계속 도발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중국이 실제로 원한다고 상상하기 어렵다. 중국이 한반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와의 협력에 더 기꺼이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