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일주일 만에 15개국으로 확산
국내 유입 우려 커지자 천연두 백신 제조사에 관심 집중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돼 발생했던 원숭이두창이 이례적으로 유럽, 미국 등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자 국내 유일 천연두 백신 제조사인 HK이노엔에 관심이 쏠린다. 원숭이두창은 예방 백신이 따로 없지만, 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HK이노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HK이노엔에 따르면 회사는 자사가 보유한 2세대 천연두 백신을 사용해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과 협의할 계획이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천연두 백신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회사다. 2009년 허가받은 2세대 천연두 백신을 국가 대테러 및 화생방 상황에 대비해 정부에 납품해왔다. 질병청은 3502만명분의 2세대 천연두 백신을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보유한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에도 효과를 보일 지 임상을 설계하는 중"이라며 "이미 인체 대상으로 개발돼 있는 2세대 천연두 백신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천연두 백신은 인간두창용으로 개발 중인 백신으로, 원숭이두창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며 "3세대 백신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발열·오한·두통·림프절 부종과 함께 손을 비롯한 전신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것이 특징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1950년대 아프리카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된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다. 치사율은 1~10%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발병 사례가 드문 전염병인 원숭이두창은 23일 기준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15개국에서 100여명이 넘게 확진됐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85%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원숭이두창만을 예방하는 백신은 없다. 덴마크 바이오기업 '바바리안 노르딕'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진네오스(Jynneos)'가 유일하게 원숭이두창과 천연두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이다. 바바리안 노르딕은 생물학 전쟁을 대비해 보유해둔 천연두 백신 재고를 대량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방역당국이 HK이노엔의 천연두 백신을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는 백신을 따로 개발할 경우에도 HK이노엔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HK이노엔은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낼 경우 천연두 백신 생산에 곧바로 돌입해 생산량을 확대할 능력이 있다"며 "국내 유일의 제조사기 때문에 어느 정도 특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HK이노엔 측은 "천연두 백신 정부 납품량 등은 비밀준수 사항이라 밝힐 수 없고, 정부와 협의하에 진행하게 된다"면서 "향후 계획 역시 정부 방침이 나오기 전인 현재로선 회사가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