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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압박…채권 이자만 年 3천억 '눈덩이'


입력 2022.05.12 06:00 수정 2022.05.11 12:43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발행채권 이자비용, 1년 새 13%↑

채권 발행 늘면서 이자 부담 우려

보험사 ⓒ연합뉴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잇따라 채권을 발행하는 가운데, 이들이 지난해 채권 이자로 낸 비용이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이자 비용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 55곳의 채권이자 비용은 2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늘었다. 액수로 보면 352억원 증기한 규모다.


현대해상의 채권 이자비용은 370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메리츠화재(313억원) ▲신한라이프(287억원) ▲DB손해보험(278억원) ▲KDB생명보험(248억원) ▲한화손해보험(217억원) ▲흥국화재 (201억원) ▲농협생명보험(172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171억원) 순이다. 이밖에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이 100억원 이상을 이자 비용으로 썼다.


발행 채권 이자가 이렇게 쌓이는 가운데서도 보험사들은 최근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4조원 규모 자본 확충을 단행할 예정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은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상반기에만 최대 약 3조원의 자본을 확충한다. 한화생명은 최대 1조4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이고, NH농협생명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으로 1조4300억원을 쌓았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296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총 596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이 중 500억원을 지난 4월 발행했다. 이 밖에 한화손해보험은 3월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코리안리는 이달 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 보험사 발행채권 이자비용 추이 ⓒ데일리안

보험사들이 이렇게 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하는 배경에는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RBC 비율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대비 보험사가 쌓아둔 돈을 뜻한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치가 떨어졌고 이로인해 RBC 비율도 낮아지고 있어 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내년 도입될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를 준비하는 차원도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이 기준에 맞춘 새로운 재무건전성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IFRS17과 K-ICS 도입을 앞두고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RBC비율을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더 커진 것이다.


다만 채권 이자 비용이 앞으로 보험사들에게 경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준이 추가로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국내 금리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채권 이자도 눈덩이처럼 쌓일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채권들도 발행, 조달 금리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의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7개월 후면 K-ICS가 도입돼 건전성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근본적인 자본확충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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