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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폰, 대형 유통점만 웃었다…골목상권 ‘울상’


입력 2022.05.02 17:51 수정 2022.05.02 18:0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제조사 직영 유통망 매출↑…소상공인 경쟁 ‘열위’

차별적 규제로 이용자 차별 우려…다윗 vs 골리앗

지난 2월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서 시민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급제 단말기가 제조사 직영 유통점으로 쏠리면서 골목상권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유통망에 비해 보조금 경쟁 열위에 있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이동통신 단말유통 판매점은 매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자급제폰 판매는 늘었지만 이통사를 통해 판매되는 단말 규모는 줄어들면서 문을 닫은 판매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급제폰은 이용자가 특정 이통신 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구매하는 단말기와 달리 이용자가 가전매장,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구입하는 단말을 말한다.


최근 자급제폰 판매 증가로 대표 유통망인 삼성 디지털프라자 등 제조사 직영점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는 전년 대비 15%가량 성장한 약 3조78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삼성디지털프라자의 스마트폰 매출 비중은 기존 10%대에서 3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는 이동통신사 유통망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작 대비 100만대 판매를 2주 빨리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급제 단말기만을 취급하는 애플 직영 매장의 경우 최근 명동에 3호점을 오픈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실상 골목 상권의 단말 판매량 감소를 자급제 단말 판매 활성화를 통해 제조사 직영 매장이 대부분 흡수하는 모양새다.


이와 같은 제조사 직영망의 자급제 단말 판매와 골목 상권 중소 상공인들의 이동통신사향 단말 판매 간의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골리앗과 다윗이 싸우는 형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사 직영매장은 자급제 단말 물량을 제조사로부터 원하는 만큼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말기 유통법의 규제도 적용 받지 않아 임의적으로 추가 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이동통신사향 단말을 판매하는 중소 상공인들은 단말기 유통법의 규제로 인해 차별적 할인이 불가하고, 자급제 단말을 판매하더라도 제조사 직영점 같은 막대한 자금력이 없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같은 단말기임에도 자급제로 구매시에만 할인이 적용되고, 통신사향 단말로 구매시에는 할인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는 사례도 많아 이용자 차별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 싼 단말을 찾기 위해 여러 가전 유통망을 전전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이용자 편의성 제고라는 자급제 단말 도입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며 “자급제 단말 판매 활성화의 명분 이면에 있는 이용자 차별과 골목 상권 피해를 방지할 해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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