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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귀국행서 통가 화산폭발 현장탐사


입력 2022.05.02 11:01 수정 2022.05.02 08:58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195일 간 극지 항해 후 3일 귀환

“역대급 화산폭발 메커니즘 규명에 활용”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결빙해역을 탐사·연구하던 유일한 국적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국내 입항 소식을 알렸다.


해양수산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195일간의 남극 항해를 무사히 마치고 5월 3일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밝혔다.


아라온호 ⓒ해수부

해수부에 따르면, 이번 항해에서 아라온호는 남극에서도 지구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알려진 서남극해 스웨이츠 빙붕 아래의 바다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빙붕은 남극 대륙 위 빙하와 이어진 채 바다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덩어리로, 빙하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서남극해는 남극 밖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물이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와 빙붕 하부를 녹이면서 빙붕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지역으로, 탐사가 시급하지만 그동안에는 바다 위의 얼음 때문에 접근이 어려워 탐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헬기로 주요 관측지점을 탐사하거나 물범에 관측 장비를 부착하는 방법을 활용해 기존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아라온호의 설명이다.


또한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에서 펭귄과 물범을 비롯한 주요 해양 생물들의 생태를 조사했다. 이들은 크릴이나 물고기를 먹는 남극 해양생태계의 상위포식자로, 이번 조사 결과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구온난화로 적신호가 켜진 남극 바다의 탄소 저장능력을 분석하기 위해 서남극해에서 해수도 채집했다. 지구를 순환하는 바닷물은 극지방에서 탄소를 머금고 가라앉는데, 극지 바다가 따뜻해지면 이 같은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서남극해의 해수를 통해 탄소 순환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아라온호 귀국일정 중 지난 1월 15일에 폭발한 통가 왕국의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Hunga Tonga-Hunga Ha’apai) 화산폭발 현장 탐사를 완수했다는 성과가 흥미롭다.


남극항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 연구팀 ‘K-HEART(Korean Hunga Eruption Araon Research Team)’는 폭발 80일 만인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간 현장탐사를 수행했으며, 대형 조사선과 탐사팀이 통가 화산폭발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우리나라 연구팀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탐사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났던 훙가 화산체의 지형도 확보에 성공했다. 훙가 화산체는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통로와 화산분출물로 구성돼 있어, 화산체 지형도 확보는 화산폭발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이번 현장조사가 화산폭발의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발 전 150m였던 훙가 화산체 중앙부의 수심은 이번 탐사에서 820m로 확인됐다. 화산폭발로 여의도의 약 2.5배 크기, 깊이 약 700m의 구멍이 패인 것인데, 820m는 지구의 해저화산 화산체 중앙부 수심으로는 가장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화산폭발로 붕괴된 지형 가장자리에 수중드론을 보내 일부 생물들의 모습도 확인했는데, 이는 화산폭발 이후 나타나는 생태계의 복원력을 보여준다.


현장탐사 ⓒ해수부

부산항에 입항한 아라온호는 다시 광양항으로 이동해 선박수리와 운항점검 등을 마치고 오는 7월 북극 항해를 위해 출항할 계획이다.


홍종욱 해수부 해양정책관은 “아라온호는 반년 이상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인 화산과 차가운 곳인 남극을 누볐다”며 “아라온호가 가지고 온 탐사 성과들이 대한민국의 과학 역량을 드높이는 결실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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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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