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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재계 기상도-⑥] 한국판 NASA 시대…김승연 항공우주 사업 잰걸음


입력 2022.04.25 06:00 수정 2022.04.22 23:3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국내 태양광 사업 주춤하다지만…태양광 모듈 해외 매출이 90%

新주력사업 항공우주 육성…항공우주청 설립으로 정책적 지원 기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

5월 10일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재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전 정부에 비해 전반적인 기업 경영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별로 주력 업종과 새 정부 정책기조와의 연계성, 총수의 성향 등에 따라 상황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정부 출범을 계기로 주요 대기업 집단별 기상도를 그려본다.[편집자 주]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육성을 국가 에너지전략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면서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기업을 보유한 한화그룹에 정권 교체는 ‘악재’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 예측대로라면 윤석열 정부 시대의 한화의 기상도는 ‘맑은 뒤 흐림’이다.


하지만 한화는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국내 태양광 사업 육성 정책이 전면 백지화되는 것도 아니고,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매출 90%가량은 해외에서 오는 만큼 별다른 영향도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구나 지금 한화의 시선은 날씨 따위는 적용되지 않는 더 먼 곳을 향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항공우주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다.


누리호를 보고 우주를 향한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에게 “그래서 우리는 우주로 가는 거란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한화의 기업 광고 영상은 항공우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화 기업 PR 광고 '대한민국 우주 꿈나무'편 영상 캡쳐.

한국판 나사(NASA) 역할을 하게 될 항공우주청 설립이라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한화의 항공우주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윤 당선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으로 산재한 우주 정책 역량을 모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올해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는 한화는 ‘100년 한화’를 위해 미래 주력 사업 육성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항공우주·그린에너지·디지털금융과 같은 미래사업은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신사업 분야에서는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강력한 실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을 주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주)한화, 쎄트렉아이가 참여한 그룹 내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사업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한화 스페이스 허브 개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미 국내 항공우주산업 성장은 한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형 위성은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연구원과 500kg 규모의 소형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발사체 기술에 착수했으며, 우주 행성 자원을 이용해 물과 산소, 발사체 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의 핵심 기술인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선진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한화시스템은 우주인터넷용 위성 사업회사인 원웹(OneWeb)에 3억 달러(약 3450억원)를 투자하면서 원웹의 이사진이 됐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위성 648기로 우주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우주인터넷을 실현시키게 될 핵심기술인 ‘위성통신 안테나’ 관련 해외 선진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 및 투자하며 우주 위성 사업분야를 폭넓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0년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기업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하며 한화페이저를 설립했고, 이어 미국의 ESA 기술 선도기업인 카이메타(Kymeta)에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한, 스페이스 허브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자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ISL 개발과 함께 민간 우주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할 예정이다.


2022년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한화큐셀 부스 조감도ⓒ한화큐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화의 그린에너지 사업도 수소, 풍력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며 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확보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Climate Tech)’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 달성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 개발 중인 고효율 태양광셀과 수전해 기반의 그린 수소, 수소 혼소(混燒) 기술 등을 동원해 글로벌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7억2700만 유로에 인수했다.


한화솔루션 그린에너지 부문인 한화큐셀은 RES프랑스의 개발‧건설관리 부문과 약 5GW(기가와트)의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 인수해 글로벌 기준 재생 에너지 사업권이 약 15GW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신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풍력 사업 역량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5년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항공우주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중요한 시기”라며 “새 정부의 항공우주산업 육성 정책과 합을 맞춰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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