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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 인상에…자영업자 "1개 3천원 남는다", 시민들 "밥값이나 배달료나"


입력 2022.03.30 05:23 수정 2022.03.29 22:42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배민·쿠팡이츠 새로운 배달요금제 도입…기존 배달료 보다 '1000원+α' 인상

자영업자 "기름값, 채소값 모두 올라 배달료 1000원 인상 너무 큰 비용"…한숨만 '푹'

소비자 "배달비 인상 부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다 떠넘겨지는 것…배달 음식 줄일 것"

배민 "요금 인상 아닌 '할인 요금' 중단…동종업계 최저 수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주차된 배달 오토바이 모습 ⓒ 뉴시스

배달 업체들이 새로운 배달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자영업자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물가 인상에 배달비 부담까지 늘었다는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배달업체 측은 요금 인상이 아닌 적자를 감수했던 프로모션 가격을 중단한 것이고, 이번 요금제 역시 동종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배달의민족은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에 대해 새 배달요금제 도입하면서 사실상 배달료를 인상했다. '기본형', 낮은 단가 메뉴를 위한 '배달비 절약형',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쳐 내는 '통합형' 등 세 가지 요금제로 개편됐는데, 이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요금제는 '기본형'이다.


기본형 요금제의 경우 배달료가 전보다 1000원 이상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6월 도입한 '배민1' 서비스는 원래 1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받았다. 중개수수료는 자영업자만 부담하고, 배달비는 자영업자가 설정한 비율에 따라 고객과 나눠 부담한다. 도입된 기본형 요금제의 중개수수료는 음식값의 6.8%, 배달비 6000원로, 배달비 1000원에 음식값이 비쌀수록 내야 하는 중개수수료도 오르는 구조다.


앞서 쿠팡이츠도 지난 2월 1000원 정액제였던 배달 중개 수수료를 배달료에 따라 4가지 정률제(9.8~27%)로 개편했다. 가장 많이 쓰는 '수수료 일반형'은 중개수수료가 9.8%, 배달비는 5400원이다. 배달의민족처럼 가맹점 판매단가가 높아질수록 수수료가 높아지는 형식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52)씨는 "11000원 도시락 하나를 팔면 인건비, 재료비, 배달료 등을 빼고 겨우 3000~4000원 남는다"며 "기름값, 채소값이 모두 올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배달료 1000원 인상이 나에게는 너무 큰 비용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32)씨는 "이전 배달료도 제가 2000원, 고객이 3000원을 부담했지만, 손님들에게 '커피 두 잔 시켜먹는데 배달료가 비싸다'는 볼멘소리를 종종 들었다"며 "배달비 1000원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고 중개수수료가 음식값에 따라 추가로 나갈 수 있으니 가격 인상도 고려해야 하는데 단골 고객을 잃을 수 있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주차된 배달 오토바이 모습 ⓒ 뉴시스

오른 배달료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대문구 주민 김모(28)씨는 "물가가 오르면서 음식 가격도 1000원, 2000원씩 올라 배달을 시키기 전에 몇 번이고 망설여진다"며 “지금도 거리가 멀어지면 배달료를 5000원까지 내는 경우가 있고, 여기서 더 오르면 밥값과 맞먹는데 소비자 기만 아닌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마포구 주민 정모(34)씨도 "배달비가 오르면 사장님들도 당연히 음식값을 올릴 텐데, 결국 배달비 인상 부담이 소비자한테 떠넘겨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물가, 배달비도 오르는데 월급만 그대로니 배달 음식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연구원이 28일 발표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실제 서울 시민들이생각하는 적정 음식배달료는 2000원 수준이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지역 1200가구를 대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7.3%가 적정 배달료로 2000원 이하를 선택했다. 지불가능한 최고 배달료는 평균 3608원이었다.


배달의민족 측은 요금 인상이 아니라 기존 요금으로 돌아간 것이며, 이 역시 업계 최저 배달료라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지난 6월 배민1 서비스를 시작할 때 원래 계약했던 배달 가격이 아닌 프로모션 가격으로 운영해온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수요는 늘어난 데 반해 라이더 숫자는 턱없이 부족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배달료를 지급했다. 적자 운영이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프로모션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민1 서비스를 시작하며 처음 계약된 가격은 '중개수수료 음식값의 12%, 배달비 6000원'이었지만 사장님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가 가져가는 중개수수료를 최대한 낮춰 6.8%로 결정했다"며 "세계 배달 시장과 비교해도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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