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사장, 29일 정기주총 및 이사회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
글로벌 경영 역량·물류 전문성 갖춘 적임자로 평가
시황 변동 영향 큰 해운업…‘안정적 수익 창출 구조’ 마련에 힘쓸 듯
HMM이 김경배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글로벌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장기 성장 발판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HMM은 29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제4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경배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김경배 사장은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으며 오는 2024년 3월까지 HMM을 이끈다.
HMM은 김 사장을 향후 성장과 경영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글로벌 경영 역량을 갖춘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대차그룹 요직을 거친 ‘정통 현대맨’으로, 1998년 현대그룹 명예회장비서실을 거쳐 2000년현대차 미주법인 CFO, 2006년 현대모비스 기획실장, 2007년 현대차그룹 비서실장, 2009년~2017년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2018년~2020년 현대위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 대표 재임 당시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에 힘 쓴 인물로 꼽힌다. 김 사장은 2009년 별도기준 3조1927억원이었던 현대글로비스 매출액을 2017년 12조986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김 사장은 시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해운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안정적 수익 창출 구조’ 마련에 힘 쏟을 것으로 보인다. HMM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은 7조3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5%, 652% 증가했다.
다만 매출의 93.9%가 컨테이너부문에서 창출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수익창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지난해 운임급등에 힘입어 벌어들인 자금으로 통합물류 서비스 제공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HMM의 무대는 대한민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이라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경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시간 꿈꿔온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갖춰 갈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며 투명·책임 경영, 고객과의 동반 성장, 국가 기간 산업의 역할 수행 등을 약속했다.
향후 있을 매각에 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채권단이 올해 HMM 대표를 교체한 것을 두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부는 무너진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컨테이너 운반선 등 총 20척의 배를 발주했다. 이를 통해 HMM은 전체 선복량 82만TEU를 확보해 글로벌 선사 순위 8위로 성장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일 HMM을 둘러싼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등에 관해 "앞으로 2~3년은 경영 여건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4월에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HMM은 장기간 해운 불황을 극복하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더 큰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주주, 고객 및 여러 이해관계자 분들과 함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려나갈 생각에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