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건 악화로 보험 해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계약을 깨기 전 소액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발간한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 신용활동 행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주로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보험계약 해지 전 6개월 간 총 대출 보유액이 전월 대비 한 번이라도 증가한 비율은 27.5%로 전체에 비해 7.8%p 높았다. 1000만원 미만 대출의 보유액이 증가한 비율은 7.4%p, 1000만 원 이상은 3.2%p 높게 나타나 소비자는 해지 전 소액대출을 늘리는 비율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유의미하게 늘리거나 줄이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계약 해지 전 3개월 평균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직전 12개월 평균 대비 감소한 비율은 36.1%로 전체와 비교하면 5.2%p 높았지만,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증가한 비율도 전체에 비해 4.9%p 높게 나타났다.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해지 전 현금 확보를 위해 주로 카드사와 은행에서 담보가 필요하지 않은 카드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의 대출을 받았다. 반면 보험계약 해지 전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한 소비자 비율은 0.1%로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소비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전 재무적 곤경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대출을 실행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한도가 낮지만 심사가 간편해 빠르게 대출 실행이 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보험사는 보험계약 유지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계약 해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와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으로 향후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비대면 보험 해지가 가능해 짐에 따라 소비자의 보험 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보험계약 해지 청구 시 보험계약대출과 더불어 중도인출,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 보험가입금액 감액 등 보험계약 유지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보다 강화하고, 보험계약 해지로 인해 소비자와 보험사에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