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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궤도 오른 HMM, 김경배 가세로 탄력 더할까


입력 2022.02.16 13:58 수정 2022.02.16 13:58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신임 대표에 현대글로비스 출신 김경배 전 사장 내정

시황 변동 영향 큰 해운업…‘안정적 수익 창출 구조 마련’ 과제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그단스크(Gdansk)’호가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HMM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있는 HMM이 김경배 신임 대표 선임을 통해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HMM 채권단은 지난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배재훈 현 사장의 후임자로 김경배 전 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사장을 내정했다. HMM은 다음 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 전 사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절차를 밟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할 예정이다.


김경배 전 사장은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 주요 계열사를 거쳐 2007년 현대차그룹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2009년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해 2013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2017년 말까지 재직했다. 2018년에는 현대위아 대표이사를 지냈다.


업계는 HMM 채권단이 신임 대표를 현대차그룹 출신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향후 있을 매각 작업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현대글로비스 대표 재임 당시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에 힘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HMM이 현재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는 구체적 전략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9년간 영업적자를 내던 HMM은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HMM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은 7조3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5%, 652% 증가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지난해 운임급등에 힘입어 벌어들인 자금으로 통합물류 서비스 제공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복량 기준 글로벌 2위 선사 덴마크 머스크는 이커머스·풀필먼트·플랫폼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M&A를 집중 추진 중이다. 2위 선사 프랑스 CMA CGM은 항만 터미널과 물류기업 인수 등을 통해서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기존의 사업영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통합물류 행보를 걷지 않는 선사들도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항만 및 터미널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5위 선사 독일 하팍로이드는 터미널 등 해상운송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기능에 투자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김경배 전 사장은 취임 후 ‘물류·정보통신(IT) 역량 강화’ 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 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HMM은 올해 초 물류와 정보통신(IT) 역량 강화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힘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 채권단 아래에 있는 만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IT 역량 강화를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의 일환으로 HMM은 지난해 말 1000여개의 냉장·냉동 컨테이너에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구축했다. 앞서 2020년에는 선박의 운항·계약·예약·운송 등 선사 운영 정보를 비롯해 인사·관리까지의 정보를 아우르는 IT시스템 ‘컴퍼스’와 선박의 위치·입출항 정보·연료소모량·태풍 등 HMM 선박들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선박종합상황실’도 마련한 바 있다.


HMM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회사 차원에서 구체적 사업 계획을 거론하고 있지는 않다”며 “안정적인 추가 화물 확보 노력과 내부 역량 강화, 영업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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