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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편입 ‘속도전’…시장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22.02.10 05:00 수정 2022.02.09 13:28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정체된 증시에 새로운 상승 모멘텀 전망

'코스피4000' 기대 속 "수급부담" 우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한 2021년 6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속도를 내면서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대규모 해외 투자금 유입으로 증시 부양 효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과 함께 오히려 자금이 유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외환거래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등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외환거래제도 개편 메뉴얼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선진국 지수 편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조성됐던 유동성장세 이후 정체된 증시에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선진(DM)과 신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분류되는데, 현재 한국은 신흥국(EM)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외환시장 안정을 '금과옥조'로 여겨온 우리 시장 정서에서 MSCI가 요구하는 ▲24시간 역외환 시장 개방 ▲해외 투자자 등록 규제 완화 등은 풀기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시장에선 한국 경제규모가 세계 10위로 뛰어오른데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라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다. 무엇보다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결 기대 vs 자금 순유출 가능성 우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이 MSCI 선진 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18조원에서 최대 61조원까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스피가 최대 4035선까지 오르고 증시 안정성은 14.2%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MSCI 신흥시장은 선진시장보다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시장 변동성이 크고 기업가치가 디스카운트된다"며 "중국의 신흥시장 내 비중이 계속 늘어 한국 비중 감축 압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20조~65조원의 패시브 자금이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다른 국가들의 신흥지수 편입에 따른 비중 축소 여파를 경험할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 지수 변경에 따른 단기적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선진국지수 내 한국의 비율은 1.61%로 추정된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은 12.22%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국 ETF에서 유입될 자금은 약 106억 달러로 현재 신흥국 ETF를 통해 유입된 약 134억 달러보다 적기 때문에 약 28억 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순유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MSCI 선진국 ETF의 한국 비중이 6.3% 이상으로 편입되거나, MSCI 선진국 ETF의 운용 규모가 2689억 달러 수준으로 커지면 MSCI 선진국 ETF에서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이 늘어나 수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MSCI 선진국 ETF의 운용 규모는 2123억 달러 수준이다.


아울러 정부가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에 나서더라도 실제 편입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관찰 대상국에 등재되더라도 설문조사 등을 거쳐 빨라도 2024년 이후에나 선진 지수 편입이 가능하다.


하인환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겠지만, 빨라야 2년 후"라며 "지금 당장 고려해야 할 것은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할 공매도 전면 재개 등으로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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