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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은 감기 아닌가요?"…섣부른 낙관론 경계해야


입력 2022.02.03 21:03 수정 2022.02.03 21:20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시민들 일각 "동네병원서 처방하는 것이면 사실상 감기", "오미크론 가지고 그만 난리쳐"

전문가 "오미크론 변이 독감보다 최소 2배 치명률…전염력 강해 안심할 단계 아냐"

"절대적 수 늘면 의료체계에 부담…고령층,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겐 위험 질환"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대유행이 본격화된 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907명 발생, 연이틀 2만명대를 기록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 수준"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독감의 2배에 달하고, 확진자의 절대적 수가 늘면 의료체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방역당국은 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총 2만290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첫 1만명대를 기록한 뒤 일주일 새 2만명대로 늘면서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작년 말 델타 변이 대유행 때의 5분의 1 안팎 정도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 수준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동네병원에서 항원검사하고 처방하는 것이면 사실상 감기라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닌가"라며 "차라리 백신 맞을 바에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안모(29)씨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독감으로도 사람이 죽는다. 코로나도 감기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오미크론 확진자 얘기 보면 목이 따끔거리고, 코막힘 증상과 미열이 나 감기 몸살과 같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와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시 증상도 콧물과 두통, 피로, 재채기, 인후통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고 경미하다. 중증을 유발한 건 주로 폐렴 때문이었는데, 오미크론은 코나 목 같은 상기도에서 번식해 폐렴으로 가지 않는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모(51)씨는 "다른 나라들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를 감기로 인정하고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다"며 "정부도 오미크론 변이 대응은 감기 취급인데 왜 방역패스나 영업제한은 그대로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온라인상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로 공포를 조장하지 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한 이용자는 "백신 패스 몇 달째 도대체 나아진 게 있니? 10만명당 0.07명 죽는 오미크론 갖고 그만 난리쳐!"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올렸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대유행이 본격화된 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907명 발생, 연이틀 2만명대를 기록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아도 강한 전파력으로 인해 확진자의 절대적 수가 많아지면 위중증 환자 수도 어쩔 수 없이 늘어나게 되고,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덜 위험하단 인식을 경계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에 막연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감기 수준이라고 여기고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고 돌아다녀선 안 된다"며 "델타보다 위중증 확률이 낮지만, 오미크론도 1000명 확진자 중 4명은 중환자실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1만 명이 확진되면 그 중 40명이, 10만명이라면 400명이 중환자실에 가야한다. 공식적인 통계상 오미크론 변이가 독감보다 최소 2배는 치명률이 높고, 전염력도 훨씬 강해 마냥 감기라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걸려도 큰 일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는 고령층도 있을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 환자의 절대적 수가 늘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되고, 젊고 건강한 사람이 다쳐서 병원에 가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젊고 건강한 연령층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를 감기 수준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에겐 독감보다 훨씬 치명률이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고 진단했다.


엄 교수는 이어 "연령별로 따로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며 "델타 변이에 비해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5배 더 많은 환자가 생기면 절대적인 환자 수가 증가해 중증 환자 입원자 수는 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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