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없던 큰절 올리고, 오열…"제가 잘못, 잘하겠다"
명·낙, 19일 만 '원팀' 행보…지지율 정체에 선거운동 동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아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욕설'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피력하며 지지세 다지기에 나섰다. 예정에 없던 큰절을 올리거나 울먹이며 "억울하다", "형의 패륜 때문"이라고 해명하는 등 읍소 전략을 펼쳤다. 또 이낙연 전 대표를 선거운동에 동행시키며 다시금 '원팀'으로 뭉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24일 경기도 성남시의 상대원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양측이 공식 석상에 함께 선 것은 지난 5일 비전위 광주 회의 이후 19일 만이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자 '원팀'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 뒤 연단에 올라섰다. 그는 "이곳이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고 가족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청소 노동자로,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대변 20원, 소변 10원을 받으며 제 여동생과 함께 화장실을 지켰다"며 "낮에 오랜 시간 일하시고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어머니가) 기다려주셨다"고 했다. 이 후보는 눈물을 참으려 하늘을 쳐다보기도 했다. 목이 메였는지 헛기침을 하자, 지지자들은 "힘내라"며 응원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제가 시장이 된 이유도 단순했다. 부패한 정치 그만두고 국민이 진정 필요한 걸 하자(는 것)"이라며 "시민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고 부정부패 못하게 막았고 공무원이 공정하게 권한 행사하도록 지휘 잘 했다. 그런데도 절 가만 놔두질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양평을 방문해서는 "수년을 싸워 성남시민의 이익을 챙겨줬더니, 그걸 뺏어 먹으려고 하던 집단이 '너 왜 다 못 빼앗았어'라고 저를 비난한다"면서 "얼마나 억울한지 정말 피를 토할 지경"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해명했다. 욕설 파문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시장이 됐더니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형님에게 이재명을 쫓아내면 시의회의장을 시켜주겠다고 작업하고 유혹해 형님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완전히 다 막았다. 공무원들 전화도 못 받게 하고 상대도 하지 말라고 했더니 (형님이) 어머니를 통해서 저와 통화하겠다고 어머니 집 찾아갔다"며 "연결을 안해주니 집에 불을 지른다고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한다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욕한 건 잘못했다. 공직자로서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며 "제 어머님도 떠나셨고, 형님도 떠나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예정에 없던 큰절 사죄를 하는가 하면 눈물을 흘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대선 최대 분기점인 설 명절을 앞두고 최근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 후보 측근 그룹인 이른바 '7인회'는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는 오는 27일까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31개 시군을 돌며 매일 맞춤형 공약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