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30일 러시아와의 정치적 갈등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로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은 주로 러시아에서 배관 가스를 공급받는데, 노드스트림 2 승인 이슈,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와 나토의 갈등 심화 등으로 가스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며 “계절적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럽 내 에너지 대란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야말~유럽 가스관 공급을 중단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미국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간 괴리도 급격히 커졌다. 미국은 자체적인 조달이 가능한 반면 유럽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려던 배들도 더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전 연규원은 “정치적 이슈 외에도 유럽의 바람 세기가 약해지며 풍력발전이 감소해 이를 대체하기 위한 천연가스 발전 수요도 늘고 있는데, 천연가스 생산량은 제한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또 천연가스전 투자 지출 축소, 플랜트 유지·보수 작업, 자연재해 발 가동 중단 등 여러 요인이 생산 차질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는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도 낮다. 앞서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올해 대비 최소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합의했다.
전 연구원은 “천연가스 수급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지고 이는 전기 요금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