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완성차 수출대수 전년비 8.5% 증가…수출액 23.3%↑
수요 증가 힘 입어 대부분 'V'자 회복…한국GM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
내년 반도체 수급난 지속 전망…부품 물량 확보 및 재고 관리 당분간 주력할 듯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대수와 수출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UV 판매 선전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브랜드별 성적은 엇갈렸다. 르노삼성이 수출대수와 금액 모두 세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한국GM은 완성차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 기아,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5개 완성차 업체의 수출대수는 185만56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액은 376억6410만 달러(약44조6885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3% 뛰었다.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1만9478 달러(2311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보다 12.4%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로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차의 수출대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4만대였으나 지난해에는 팬데믹 여파로 84만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 영향으로 일부 생산 차질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꾸준한 수요에 힘 입어 11개월간 월 평균 7만5459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수출대수는 9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에는 미달하지만 'V'자 반등에 성공한 것은 고무적이다.
올해는 특히 제네시스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올 3분기까지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의 글로벌 출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4만4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내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 역시 전년 동기 3.5%에서 4.6%로 늘었다.
최근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 신형 G90 출시로 판매 모멘텀은 내년에도 증가할 전망이다.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성적도 한 몫했다. 아이오닉 5는 3분기부터 유럽까지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누적 판매 3만대를 넘어섰고, 코나EV 역시 유럽에서 높은 판매를 지속하며 전기차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기아는 올해 11개월간 76만대를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말까지 전체 수출대수는 약 83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수출대수 90만대를 기록한 기아는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 여파로 2020년 72만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쏘렌토, 카니발 등 주력 RV 모델과 스포티지 등 신차 수요가 전체 판매를 견인하며 올해 80만대를 훨씬 웃돌았다.
쌍용차의 경우 올해 수출 회복세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수출대수 2만5000대를 기록한 쌍용차는 코로나 여파로 1만9000대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1~11월간 2만4800대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는 11월 기준 5000대가 넘는 백오더(출고대기물량)가 있는 만큼, 이들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되면 연간 수출대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완성차 4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1~11월 수출대수는 6만6117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4.0% 급증했다.
2019년 닛산 로그 생산 중단 이후 지난해 수출대수가 2만대로 고꾸라졌던 르노삼성은 올해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XM3와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등의 수요 증가로 올해 르노삼성의 연간 수출대수는 7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9만대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최악의 수출대수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반면 한국GM은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GM의 1~11월 수출대수는 17만2042대로, 중견 3사 중에서는 가장 많지만 지난해 보다는 30.6% 감소했다.
수출대수 감소로 수출액 역시 19.6% 줄어든 29억2035만7000달러에 머물렀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주 원인이다. 다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이 최근 증가하며 내년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수출에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자동차 생산 정상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완성차업체들은 당분간 전사적 부품 물량 확보 추진과 더불어 효율적 재고 관리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차량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