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조기 수습 타이밍 지나가나
공식 사과?…尹 "조금 더 확인"
국민 60.4% "후보 선택시 배우자도 영향"
폭발성 큰 이슈라 여파 지속될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제기된 허위 경력 의혹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김씨가 "국민께 불편함과 피로감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조기 수습을 시도했지만, 명확한 대응 방침을 세우지 못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부인 관련 논란에 대해 "국민이 기대하는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저나 제 처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공세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실 관계는 "조금 더 확인해보겠다. 하여튼 국민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공식 사과 요구에 대해 "내용이 좀더 명확히 밝혀지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해야지,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냐"고 했다.
반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확실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객관적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 본인이 사과한다고 어제 일단 발표했으니까, 앞으로 어떤 형태로 그걸 표현하려고 하는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예상치 못하게 터진 악재에 아직 내부적으로도 명확한 대응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정치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던 김씨의 등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사태 수습을 위한 '배우자팀' 신설과 맞물려 오히려 김씨가 조기 등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의혹이 추가 제기되면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씨가 2001년 한림성심대 강사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미술공모전 수상 이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향후 공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씨 역시 '정면 돌파'를 선호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당히 힘들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는) 처음부터 윤 후보의 정치 활동에 대해 굉장히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용히 뒤에서 내조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나(라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번 선거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김씨가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이번논란의 폭발성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4~15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후보를 선택할 때 영향을 준다'고 답변한 비율이 60.4%에 달했다.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답변은 38.1%였다.
한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씨의 '공식 등판' 시점은 이미 지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게 공식 등판이 아니고 달리 무엇이겠느냐. 이제 '짠'하고 멋지게 등장할 수 있는 타이밍은 지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자팀'이 신설된다면, 김씨의 적극적인 활동을 돕는다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넥스트리서치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