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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승현준 VS LG 배경훈…이재용·구광모 AI 대리전 ‘눈길’


입력 2021.12.16 06:00 수정 2021.12.16 11:08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총수가 직접 발탁한 AI 인재 공통점…존재감 과시

승 소장, ‘뉴 삼성’ 비전 제시…사업 전략 고도화

배 원장, 1년 만에 승진…그룹 디지털 전환 기여

로봇 등 미래사업 핵심요소 AI…투자 확대 전망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왼쪽)과 배경훈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원장(전무).ⓒ각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사업 청사진을 구체화 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AI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과 배경훈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원장(전무)에 관심이 모아진다.


승 소장과 배 원장 모두 이재용과 구광모가 그룹의 AI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직접 발탁한 인물인 만큼 삼성, LG 총수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AI가 로봇 등 양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미래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두 사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별도의 AI 연구 기관을 통해 각각 승 소장과 배 원장을 필두로 AI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AI 인재 영입은 물론 막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승 소장과 배 원장은 총수가 직접 뽑은 AI 인재라는 점에서 대결 구도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LG가 모두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의 대리전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승 소장은 이 부회장의 ‘뉴 삼성 비전’에 따라 영입된 첫 AI 인재로 글로벌 뇌 신경 공학 기반 AI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는 영입 당시 “승 사장을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선임함,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AI 기술력을 강화하고 AI 관련 사업과 전략을 고도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그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벨연구소(벨렙) 연구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지난 2005년 이후 관심문야를 신경과학으로 넓히며 2014년 프린스턴대학교 뇌과학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승 소장은 삼성전자 AI 포럼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CES) 기조연설 등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그는 지난달 2일 열린 ‘삼성 AI 포럼 2021’ 2일차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리서치의 모든 R&D 영역에 AI가 적용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 AI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배 원장 역시 구 회장이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발탁한 인물로 세계적인 AI 비전 인식, 음성, 언어 지능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AI 문제를 주로 풀어온 응용 연구 전문가다. AI가 태동하기 전부터 자율주행과 로봇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았고 통신사에서 콘텐츠 기반의 AI 기술을 연구했다.


배 원장은 LG그룹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함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LG 그룹 내 16개 계열사가 참여한 LG AI 연구원을 진두지휘하며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AI 조직을 만든 건 LG가 처음이다.


LG는 인공지능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해 3년간 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AI연구원 주도 아래 2023년까지 그룹 계열사에 1000명의 인공지능 전문가를 둘 예정이다. 그만큼 배경훈 전무의 역할에 구광모 회장의 기대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배 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1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2018년 9월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오른쪽)과 담당 연구원 등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LG

이처럼 양사가 AI 인재를 적극 등용하며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은 AI가 미래 사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과 LG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로봇사업의 경우 제품을 통제하는 AI의 성능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될 정도로 핵심 요소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4년까지 매년 서빙로봇, 안내로봇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첫 제품은 연초 시제품 형태로 공개했던 보행보조로봇을 개량한 제품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역시 기존 가전에서 쌓아온 AI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로이 봇’을 통해 병원과 식당,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 무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뿐만 아니라 전 산업군에서 스마트팩토리 등 AI의 활용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삼성과 LG 역시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며 “이는 승 소장과 배 원장의 그룹 내 역할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과 LG가 최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로봇 사업의 경우에도 AI 역량 여부가 절대적”이라며 “이와 관련한 그룹차원의 천문학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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