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수출호재'로 주가 상승세
"방산, 수출산업 성장주로 변모중"
국산 무기 K-9자주포가 1조원대 규모의 수출길을 열면서 방산주가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산 무기의 잇따른 수출소식과 함께 대표적 경기방어주로서 방산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5분 현재 국내 대표 방산주인 한화시스템은 전거래일 대비 0.65% 오른 1만5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디펜스를 자회사로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0.95% 빠진 4만6950원에 거래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들어서만 15.73% 상승했다.
LIG넥스원도 전거래일 보다 0.32% 오른 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대규모 해외수출 소식을 알리며 지난달 17일(15.72%)과 19일(12.07%) 이틀 간격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수출호재가 방산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주요 산업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방산주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투자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광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무기체계 공급에서는 한자릿수 정도의 영업이익률만 기대할 수 있지만, 수출은 이익률이 더 높다"면서 "LIG넥스원도 수출 비중에 따라 이익률이 좌우됐으며, KAI도 완제기 수출 매출 비중이 수익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총알 팔던' 방산 아냐…이젠 미사일 수출
증권시장에선 K-9 자주포 수출 계약 체결이 국내 방산기술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입증한 쾌거이자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무기 수입이 까다로운 미국 중심의 동맹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다나·뉴질랜드)'에 처음으로 한국산 무기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K방산'의 해외 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과거 국내 방산업체들의 주력 수출품목이 총기나 탄약 등 단순무기였지만, 이제 항공기와 장갑차, 미사일 등 부가가치가 높은 장비까지 확대되는 것도 방산주의 전망을 밝히는 부분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엔 LIG넥스원이 제작한 '천궁Ⅱ'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는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사진)의 첫 해외 수출이자, 역대 최대 금액의 방산 수출이었다. 계약 금액만 35억 달러(약 4조15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까지 한국 방산 기업의 수주 규모가 30조~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광식 연구원은 "한국 방산업종은 해외 수요에 맞춰 장비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며 "방산 기업들은 수출산업으로서 성장주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방산주는 이미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실적보다 해외 수주 모멘텀에 더욱 주목한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제품인 K-9, 비호복합, 장갑차, 발사대 등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무기 소요가 빈번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