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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면 검사소 끝나 있어요"…점심시간에도 대기하는 시민들


입력 2021.12.12 06:14 수정 2021.12.12 04:10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대부분 검사소 오후 5~6시 운영 종료…밤9시까지 운영하는 검사소 찾기 힘들어

주말에는 단축 운영하거나 아예 문 닫는 곳도 많아

미접종자 "방역패스 적용받으려면 검사 필수…매번 시간 할애해야"

전문가 "자가진단키트 사용 활성화, 밀접접촉자만 PCR 검사해야"

10일 오후 1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일산동구보건소 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선별검사소의 운영 시간이 짧고 대기시간이 길어 검사받으러 온 사람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더 이상 선별검사소 수나 운영 시간을 늘릴 수 없다며 밀접접촉자일 경우에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하고, 기본적으로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해 검사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운영 중인 선별검사소는 대부분 오후 5시면 검사가 마감되고 주말에는 단축 운영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있다.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하는 곳도 있지만 검사소 수가 적고 거리가 멀어 바로 가기도 어려워 검사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접종자는 방역패스를 적용받기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럴 경우 매번 운영 시간을 맞춰 방문해야 한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27)씨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했는데 대기시간이 길고 운영 시간은 짧아서 불편하다"며 "퇴근하고 오면 이미 다 검사가 끝나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 씨는 "지난주 주말에는 주변 검사소들이 다 문을 닫거나 운영이 종료돼서 검사받지 못했다"며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렸을까 걱정이 돼 주말 내내 아무 곳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모(32)씨는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가게 될 것을 대비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왔다"며 "지금도 검사를 받아놔야 하는데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검사를 받으려면 업무 시간 중 2시간은 할애해야 해서 받으러 갈 수가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코로나19 정발산역 임시건별검사소 안팎에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실제 선별검사소 앞은 오후 1시밖에 안 됐는데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심지어 선별검사소의 점심시간이라 검사가 불가능하지만 검사를 대기하는 인원도 있었다.


일산동구보건소에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으러 온 40대 한모씨는 "30분째 기다리는 중이지만 아직 검사를 받으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며 "사람이 많을까봐 12시부터 1시까지 검사소 점심시간인데 그사이에 와서 줄을 서있었다"고 말했다.


정발산역 선별검사소에 방문한 고등학생 유모(17)양은 "일산동구보건소에서 줄을 서 있었는데 너무 길어서 기다리다가 정발산역 검사소로 왔다"며 "학교에서 확진자가 두세 명씩 나와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밝혔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7)양 "검사소 점심시간까지 10분밖에 안 남아서 그 안에 검사를 못 받을까봐 걱정된다"며 "학교에서도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이럴 때마다 매번 검사를 받으려면 검사소를 더 늘려야 할 것 같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검사량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선별검사소를 늘리거나 운영 시간을 늘리기보다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전문가는 "날씨도 추워지고 의료진은 부족해서 더 이상 선별검사소를 늘리거나 운영 시간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지금도 검사량이 많아지면서 검사 결과가 나오는 시간도 길어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미국처럼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2~3일씩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가진키트가 현재 활동성이 있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 판별해낼 수 있다. 자가진단키트를 보급해 사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여서 반드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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