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파장' 후 이틀 연속 상승
"예상 웃도는 서버 수요 수혜 기대"
국내 증시가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에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변동성을 줄이는 '코스피 형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흐름만 보면 삼성전자는 '코스피의 거울'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어려울 때 믿을 건 삼성전자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34%(1000원) 오른 7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4.35% 오른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날 하루에만 4392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오미크론 파장으로 증시가 휘청거린 지난달 30일 이후 이틀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 2900선 회복을 이끌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28.25p(0.97%) 오른 2927.97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의 증가하는 디램(DRAM) 수요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초 9만6800원을 고점으로 지난 8월 말 6만원대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 현물가격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고, 세트 생산 개선으로 세트업체들의 메모리 재고는 감소해 메모리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1분기 메모리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삼성전자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디램 가격은 전일 대비 0.90%, 전주대비 1.28%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반도체 가격의 하락 사이클 진입에도 불구하고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기존 예상과 달리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을 꾸준히 늘리는 동시에 증가된 구매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점이 반도체 재고축적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는 것도 상대적 호재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집과 회사에 모두 PC를 구비하려는 수요가 생겼다"며 "아이폰13 판매량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판매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미크론발 변동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단순히 반도체주(株)가 아닌 '국민주'인 만큼 증시와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는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골드만삭스는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모건스탠리는 '활황기'에서 '후퇴기'로 낮췄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논쟁과 매파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던 시장이 오미크론이란 새 변수로 삼중고와 맞닥뜨렸다"며 "시장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서기 전까지 '위험 회피'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