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사님 얘기 더 안하겠다” 김종인 “나한테 최후통첩했다고?”

‘김종인 없는’ 윤석열 선대위...‘오해 그만’ 말 아끼는 尹

주호영·김성태·원희룡·이준석 본부장, 특보단장 권영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윤 후보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실무를 책임질 본부장급 인선을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 합류는 미정이다.

정책총괄본부장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에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에 이준석 당대표,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권성동 사무총장이 맡는다.

선대위 대변인은 전주혜·김은혜 의원, 김병민 전 비대위원, 원일희 전 SBS논설위원이다. 공보단장은 조수진 의원, 공보실장은 박정하 현 국민의힘 강원 원주갑 당협위원장으로 정해졌다.

또한 윤 후보는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부위원장은 김미애 의원이 맡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밤 서울 종로구 인근의 음식점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찬회동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전 위원장 자리는 ‘빈칸’으로, 그의 합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꼈다. 언론 보도를 통해 두 사람의 오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위원장에게 주말까지 최후 통첩한 게 사실이냐’, ‘김 전 위원장이 밖에서 돕는다고 말한 적 없다고 하는데’, ‘총괄선대위원장이 꼭 김 전 위원장이어야 한다고 보느냐’ 등의 질문에 모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 김종인 박사님과 관련된 얘기는 제가 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제가 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만 답했다.

윤 후보는 전날 김 전 위원장과의 만찬 회동에서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선대위 합류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구성은 한 번에 전부 마무리해 발표하기보다 일단 당에서 출발하는 선대위 조직을 먼저 구성해나가면서 외부 영입 인사는 순차적으로 삼고초려를 해서 모시고 최고위에 부의해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식으로 하겠다”고 김 전 위원장 합류 여지를 남겼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밤 서울 종로구 인근의 음식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만찬회동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전 위원장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도 어디 보니까 뭐 나한테 (윤석열 후보가) 무슨 최후통첩을 했다고 하던데, 내가 그 뉴스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와 만찬에서 ‘밖에서 돕겠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나는 밖에서 돕겠다고 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말 중 선대위 합류와 관련된 논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꾸 말을 만들어내면 서로 기분만 나빠지니까 질문들 하지 마라”고 했다.

이날 선대위 2차 인선 발표에 대해서는 “그건 자기네들끼리 하는 얘기지. 내가 관계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윤 후보의 결단을 기다리느냐’는 질문에는 “시간이 가는 거야 시간이 해결할 테니까, 시간 가는 걸 지켜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고민이 길어지면서 당분간은 ‘총괄’ 없는 선대위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취재진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의 부재 속에 실질적인 선대위 총괄은 누가 맡나’는 질문에 “모든 선대위는 일단 후보가 다 총괄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 대변인은 ‘추가 인선안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확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 김 전 위원장의 거취는 별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