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치 영역으로 끌고 올 생각 없어…명백한 北 소행"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최원일 전 천안함장 및 유족 대표를 만나 "천안함은 피격 사건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에 의해 희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당사 대통령후보실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유족회장을 40여분간 만나 "저희가 평소에 잘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격이라고 하는 것은 그 국가가 어떤 역사, 어떤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니까 국가를 위해서 희생된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이 정부의 태도가 이해가 안 된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그것이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고, 또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의혹 보도에 대해 문제 없다고 판명해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의 마음 아프게 한 것은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천안함 사건은 정치 영역에 들어올 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자, 나라의 일이다. 정치가 활용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 문제로 진영을 결집시키는 것은 나라가 완전히 망가진 것"고 강조했다.
최 전 함장은 "오늘 저희가 온 건 윤 후보님을 지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대선후보시니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서 왔다"며 "현실은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이 희생되거나 살아 돌아오니 조롱거리가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데 11년을 이렇게 만들었다. 천안함을 믿으면 보수고 안 믿으면 진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국론이 분열됐는데 나중에 집권하시면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안함 침몰 당시 전사한 고(故) 이상희 하사 부친인 이성우 유족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자리가 여러 차례가 있었고 항상 저희가 천안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했다"며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 북한의 소행이란 한마디만 했어도 허위사실이나 천안함 명예를 폄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온 뒤 "천안함 사건을 여야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 명백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