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바티칸 교황청 찾아 '교황 방북' 언급할 듯
로마에서 '한미 약식회담' 가능성…'한반도 평화'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29일 분수령을 맞는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하면서 종전선언 추진 동력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면 자연스럽게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이번 교황청 방문에는 이례적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동행한 만큼 방북 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간 교황이 축복 메시지에 감사하고,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그간 교황께선 북한 방문 의사를 수차례 말씀하신 바 있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G20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과 약식회담 가능성이 있어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이뤄질 경우, 최근 종전선언에 대해 "관점이 다를 수 있다"며 제동을 건 미국의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바이든, '종전선언 입장' 밝힐지 주목
기시다 총리와 첫대면 가능성도 관심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6일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 등에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언급했다.
여기에 '교황 방북' 이슈에 대한 미국의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의 소리(VOA)가 28일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교황의 방북에 대해 "김정은이 무척 갖고싶어 하는 지위와 위신, 관심을 주게 될 뿐"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30일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달 1~2일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다. 이 곳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신임 총리와는 취임 후 첫 대면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기시다 총리는 G20에는 불참하지만, COP26에는 참석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인 27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기시다 일본 총리님, 환영한다"면서 참석한 정상 가운데 기시다 총리를 특별히 지목해 언급했다.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이 성사 직전단계까지 갔으나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