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티지 내년까지 이어질 듯…추가 물량 확보 노력
생산차질 일부 완화로 4분기 판매 전분기 대비 15~20% 증가 전망
연간 판매목표 416만대→400만대…매출 성장 목표는 17~18%로 상향
제네시스‧SUV 판매 확대,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수익성 개선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3분기 판매와 영업이익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부족 사태는 내년까지 일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판매는 한층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제네시스와 SUV 등 고가 차종 위주의 판매믹스 개선에 따른 자신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률 목표는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진행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IFRS 연결 기준 ▲판매 89만8906대 ▲매출액 28조8672억원(자동차 22조5779억원, 금융 및 기타 6조2893억원) ▲영업이익 1조6067원(영업이익률 5.6%) ▲경상이익 1조9370억원 ▲당기순이익 1조4869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9.9% 줄었으나 매출액은 4.7%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313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으나, 당시 세타2 엔진 등 품질 관련 충당금 2조1352억원 설정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 1조8000여억원과 비교하면 2000억원가량 감소한 규모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부정적인 환율 영향, 예상보다 장기화된 반도체 공급 이슈로 인해 판매는 물론 실적 측면에서도 어려운 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SUV 판매 확대, 인센티브 축소 등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수익성 개선 활동에 집중해 부정적 요소들을 상쇄할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이익률 5.9% 특히 자동차 부분 영업이익률 4.7%를 기록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발표한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당초 현대차는 3분기부터 반도체 공급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이상으로 장기화됐다.
서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 델타 변이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3분기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됐고,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됨에 따라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이 발생해 3분기는 상반기보다 생산 차질이 컸다”면서 “이에 따라 3분기 도매판매는 사업 계획 대비 약 10% 미달했으나, 재고 활용을 통해 소매 판매에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반도체 수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 코로나 확산세가 9월을 넘어가면서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체의 라인 정상화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4분기 또한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내년까지도 일부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 생산량은 3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늘 것으로 현대차는 예상했다.
서 부사장은 “전분기 대비 생산일수 증가, 반도체 수급 3분기 대비 일부 개선 등 영향으로 4분기 도매판매는 3분기 대비 약 15~20%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반도체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반도체 업체와 물량 협의 및 공급 안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생산과 판매 최적화, 믹스 조정을 통해 수익성 약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체 소자 개발과 연간물량 조기 발주 실시, 공급 업체와 정기적 협의체 운영을 통해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반도체 수급 안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서 부사장은 밝혔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략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 판매목표는 최근 전기차 시장 확장 추세에 발맞춰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019년 여러 미래기술전략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2025년 56만대의 전기차 판매목표는 최근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수정 전략을 준비 중으로, 수정 전략이 준비 되는대로 시장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3분기까지 글로벌 누계 판매대수는 9만94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아이오닉 5는 3분기부터 유럽까지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누적 판매 3만대를 넘어섰고, 코나EV 역시 유럽에서 높은 판매를 지속하며 전기차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아이오닉 6와 제네시스 GV60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기차 판매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바이든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 목표치를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현대차도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등 미국 내 전동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 사업을 뒷받침할 배터리 수급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 전무는 “현대차는 2023년까지 예정된 양산 전기차 배터리 수급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면서 “2023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통해 2024년 이후 10GWh 규모의 배터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제고의 일등공신인 제네시스 차량 판매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까지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의 글로벌 출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4만4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내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 역시 전년 동기 3.5%에서 4.6%로 급등했다.
4분기에도 제네시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브랜드 론칭 지역도 기존보다 대폭 확대될 예정이라 판매 전망은 더욱 밝다.
구 전무는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계약 1주일 만에 1만대를 돌파했으며, 연말에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신형 G90 출시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제네시스의 판매 모멘텀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내년 상세 판매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대략적으로 올해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 전무는 이어 “앞으로도 한국, 미국, 유럽, 중국의 4대 권역을 중심으로 각 시장에 맞는 모델 투입과 상품경쟁력 확보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상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초 투자자 신뢰 구축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이날 수정 발표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의 영향으로 연간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반면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기존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계획은 미래 성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8조9000억원에서 8조원(R&D 투자 3조3000억원, 설비투자 3조9000억원, 전략투자 8000억원)으로 변경했다. 주주환원은 연초 발표한 전년 동등 수준 이상의 배당 추진 목표를 유지했다.
서 부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부품조달 그리고 최근 지속 추진해온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등 수익성 제고 활동의 결과로 3분기까지 이미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연간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