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태도로 유동규와 선 긋다가 책임론 인정 기류
"위법 행위 드러나면 관리자로서 당연히 책임질 것"
비리 행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타 피하기 위한 조치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캠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 불리는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무작정 선을 긋던 이 지사와 캠프는 9월 30일부터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검찰이 9월 29일 유 전 본부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30일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유 전 본부장의 금품수수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과 사진 등을 확보하면서다. 유 전 본부장의 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타를 피하기 위한 사전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에서 '대장동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김병욱 의원은 30일 오전 열린 주간브리핑에서 "유 전 본부장의 법에 어긋나는 행위가 드러나면, 이 지사도 관리자로서의 기본 책임에 당연히 동의하리라 본다"고 했다.
이 지사도 이날 오후 TV조선이 주관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유동규 씨가 (금품수수에) 연관돼 있으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냐'는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당연하다. 내가 관리하는 산하기관의 직원이고,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내 책임"이라고 답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도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의 비위행위가 드러나면 이재명 후보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어떤 책임이냐'는 질문을 받고 "(유 전 본부장의 비위 행위가 있을) 경우 (이 지사가) 성남시 당시 시장으로서 부하직원 관리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한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도의적 책임이 정치적 책임"이라고 했다. 다만 "저희는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대장동 관련해서 부정과 비리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 지사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복통을 호소해 찾은 병원 응급실에서 검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