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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뇌물수수 의혹' 뇌관…민주당 당혹감 속 언급 피해


입력 2021.10.01 13:09 수정 2021.10.01 13:4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대장동 기획자 유동규 피의자로 체포

이재명 "측근 아냐, 관리 책임" 선 긋기

"野 게이트"라던 與, 유동규엔 침묵

'尹 고발 사주'로 공세 포인트 전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되면서, 대장동 게이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을 기획하고 직접 실무를 담당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다. 무엇보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여겨졌던 점에서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1일 검찰은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간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중이다. 당초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응하지 않자, 도주할 가능성을 우려해 취한 조치다. 검찰 수사팀이 구성되고 유 전 본부장 등을 압수수색한지 이틀 만의 일이다.


피의자 전환과 체포 등 검찰의 전격적인 행보에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파일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에는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 씨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의 금품 로비를 의심케하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화천대유 관계자를 만나 고액의 배당 수익을 거론하며 돈을 달라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유 전 본부장의 비위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측근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만약 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관리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정도의 입장 표명을 한 상태다.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날까지만 해도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지급 받았다는 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연희동 주택 매수자가 김만배 씨의 친누나라는 점을 근거로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몰아세웠던 만큼, 역풍이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까면 깔수록 야당 인사만 나오는 화천대유 매직”이라며 “국민의힘 게이트이자 법조비리 카르텔, 정리해서 말하면 ‘화천대유 국민의힘 게이트’가 윤석열 후보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나 ‘화천대유’ 언급은 거의 없었고, 유동규 전 본부장 관련 내용은 공식 석상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띄우며 공세 포인트 전환에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선을 불과 1~2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야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고발장을 작성해 (여권 인사를 향한) 고발 사주한 사건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고, 김용민 최고위원은 “총장의 핵심 참모이자 수족과 같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조직적으로 총장을 위한 범죄를 저지르면서 총장이 전혀 모른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욱 대변인도 당 공식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검찰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선거에 개입한 국기문란 행위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한 뒤 “국민의힘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에 대한 언급은 역시 없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본인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보도된 내용만 가지고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지, 현시점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 사안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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