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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오르고 생산 늘고"…높아지는 정유 실적 기대감


입력 2021.09.29 06:03 수정 2021.09.28 18:4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공장 가동률 올해 최고치…中 수출 쿼터 축소에 반사이익 기대감

정제마진 6달러 돌파…제품 수요 회복에 정유사업 '선순환' 가능성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정유사들의 8월 공장 가동률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축소로 아시아 공급이 타이트해지자,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사들은 중국의 공급과잉 완화와 함께 글로벌 기관들의 석유제품 수요 회복 전망,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상승 등이 맞물려 올 하반기 정유사업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8월 평균 가동률은 77.4%로 전년 동기 74.78% 보다 2.62%p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8월 평균 가동률(82.6%)과 비교하면 여전히 5.2%p 낮은 수치라 완전한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중국 정부가 현지 국영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대대적으로 축소해 아시아 정유사들의 수익 개선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주요 국영 기업들을 대상으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대폭 축소했다. 이는 아시아 정유 시장에 대한 중국 정유사들의 수출량 감소를 의미한다.


대신증권은 "8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면서 "수출 쿼터 축소 등 규제 영향이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정유 사업 정책으로 공급과잉 우려에서 벗어나게 된 국내 정유사들은 반사효과로 제품 마진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달 정제처리 원유량을 이전 보다 확대하며 발 빠르게 수익 개선에 나섰다. 8월 정제처리 원유량과 석유제품 생산량은 하루 평균 8488만2000배럴, 1억293만5000배럴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Bunkering) 규모도 올해 최고치인 하루 평균 623만1000배럴을 나타냈다.


국내 제품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BEP)을 웃돌면서, 정유사들의 4분기 가동률은 올 상반기 보다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정유사 월평균 가동률 추이.(자료:한국석유공사)ⓒ데일리안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을 말한다. 쉽게 말해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BEP로 판단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수요 부진으로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1~2달러에 머물다 지난달 3달러대로 올라선 후 이달 들어서는 6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석유제품 수요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유사들은 주요 에너지 기관들이 잇따라 하반기 수요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글로벌 항공 이용 건수도 늘고 있는 만큼 정유 사업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9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를 하루 평균 9668만 배럴로 전월 대비 11만 배럴 상향 조정했고, 내년 석유 수요는 전월 보다 97만 배럴 많은 1억83만 배럴로 올렸다. 내년 수요 전망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억3만 배럴) 수준을 80만 배럴 상회한다.


전망치 상향 배경에 대해 OPEC은 "백신 접종률이 증가함에 따라 팬데믹은 더 잘 관리되고 경제활동과 이동성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확실하게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달 보고서(OMR)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둔화됐던 석유 수요가 10월을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항공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항공객은 하루 평균 171만407명으로 전년 동월 보다 134.4%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월 항공객의 77% 수준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 영향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지만 정유사들은 백신 접종률 증가로 석유제품 소비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공급 감소 뿐 아니라 인도 석유제품 소비 증가로 정유사들의 수익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코로나 이슈로 충격이 가장 컸던 항공유 소비가 늘어나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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