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오른 베트남, B조 랭킹 최하위
사우디전 앞둔 박 감독, 현실 인정하면서도 자신감 잃지 않아
베트남에서 축구 열풍을 일으킨 박항서 감독이 월드컵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오전 3시(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펼쳐지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사우디와 충돌한다. 4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버거운 상대와 첫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 이란 등이 속한 A조의 반대편인 B조에 편성된 베트남은 일본-호주-중국-오만-사우디와 홈&어웨이 경기를 치러 사상 첫 월드컵 진출에 도전한다.
베트남 국민들은 객관적 전력상 열세인 것을 알면서도 결연한 표정의 박항서 감독을 떠올리며 희망을 키우고 있다. 이미 많은 것을 안겨준 박항서 감독이다.
베트남 축구는 2차 예선에 출전했던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최종예선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때보다 베트남 국민들은 더 흥분해 거리로 뛰어나와 금성홍기는 물론 태극기까지 흔들며 박항서 감독을 연호했다.
최초의 위업을 숱하게 달성한 박항서 감독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는 베트남에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월드컵 진출을 노린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는데 B조에서 가장 낮은 FIFA랭킹(92위)의 베트남이 일본-호주 등을 제치고 그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항서 감독도 조 최약체라는 평가를 인정한다. 베트남 매체 브이앤익스프레스 등 보도에 따르면, 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가진 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장 약하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면서도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베트남 정신을 보여주겠다. 결과는 알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우디와의 첫 경기는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열려 팬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박 감독은 “국경일에 우리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들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전 베트남이 사우디에 두 차례 대패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그때 감독이 아니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확신하는 것은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편, 베트남 현지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6백’까지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코 과거와 같이 허무한 대패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박항서 감독의 의도를 반영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