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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㉖] 마술사 김준표, 새로운 도전으로 찾은 성취감


입력 2021.09.01 12:58 수정 2021.09.01 12:5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트위치·유튜브서 방송

26만 구독자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김준표는 인터넷 플랫폼 트위치에서 매일 3시간씩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 '김준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마술사인 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거리공연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어 온라인을 통해 대중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제 1년이 됐지만, 빠르게 마니아층을 꾸려 26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크리에이터 일을 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 없다. 그저 마술이란 콘텐츠로 구독자들과 오래 즐기고 싶을 뿐이다. 트위치에서는 마술을 선보이거나 구독자와 소통을 한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크리에이터가 된 그는 방송을 하면 할수록 '왜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할 만큼 방송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코로나19 끝나고 마술사로서 모든 일을 못 하게 됐는데 마술을 놓기는 아쉽더라고요. 인터넷 방송에서는 지속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 시작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재밌는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이전에도 방송 권유를 받아왔지만 그때는 '굳이 안 해도 된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해보니 시청자분들이 재미있어하니까 저도 좋더라고요."


1년 만의 비약적인 채널의 성장을 이룬 그는, 자신의 강점을 마술과 말을 잘한다는 점을 꼽았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는 오프라인 공연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더 세밀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채널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마술을 보여주는데 가장 큰 차이는 각도입니다. 여러 각도를 보여줄 수가 있죠. 기존 거리공연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시각에 제한이 있거든요. 실제로 방송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더 재미있어 해주고 좋아하는 것 같네요."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마술을 시작했다. 마술에 빠진 이유는 간단했다.


"마술이라는 장르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트릭을 알 알게 됐을 때 '아! 이거였구나'하고 넘어가거나 트릭을 내면의 궁금해하는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뉩니다. 저는 후자였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고, 이건 어떻게 만들어졌지?'란 생각을 하며 알아가는 게 너무 흥미로웠고 즐거웠어요."


처음에는 돈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김준표 채널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3시간씩 방송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3시간 동안 오디오가 비지 않도록 빠르게 말을 하다 보니 최근에는 건강에 이상이 오기도 했단다.


"저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방송에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는 걸 제가 못 보겠어요. 그래서 힘들어도 약속된 시간에 꼭 방송을 해요."


그는 이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전문적인 인력이 붙지 않는다면 성장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주변인들에게는 인터넷 방송을 먼저 권유한다.


"사람들이 광고까지 기다리면서 진짜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면 영상을 볼 이유가 많이 없어졌어요. 처음 개인으로 시작한다면 많이 힘들 겁니다. 그런데 플랫폼 방송으로 시작하면 그것보다는 조금 수월할 수 있어요. 제 시청자를 이동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방송을 하고, 시청자가 많아지면 그때 유튜브를 시작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그에게 마술사란 직업에 대해 동경하거나 궁금증을 표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오는 메시지에는 답을 하고 있지 않지만 방송을 통해 조언을 한다고 한다.


"사실 마술사 하고 싶다고 하는 분들에게 하지 말라고 해요. 코로나19 때문에 마술사란 직업이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해요. 이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제가 봤을 땐 어려워 보이거든요. 코로나19 이전에도 메르스나 질병들은 있었어요. 그때마다 기존 마술사들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다가 완화되면 다시 기존 무대로 돌아왔어요. 기존 마술사들이 마술을 계속하다 보니 새로운 인력을 뽑을 이유도 없는 것 같고요. 독보적인 능력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거리공연을 할 때보다 방송을 시작하고 마술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김준표. 새로운 마술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를 하거나 기존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방송에서 새로운 모습을 하나씩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 년 동안 매일 새로운 마술을 보여줬죠. 사실 더 이상 나올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영상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똑같은 걸 보여주면 금방 알아채요. 그래서 기존 것들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작업하는데, 최근 엔딩 때 쓰던 마술이 업그레이드됐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만족감을 느꼈다면 이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완성시켰을 때 오는 기쁨도 큽니다."


김준표는 크리에이터로서 구독자나 수입 등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편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그게 오래가는 길이라고 믿고 있었다.


"처음에는 도달하고 싶은 수치나 목표가 있었어요. 채널이 커질 시 목표를 정해놓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목표 자체를 정해놓다 보니 얽매이게 되더라고요. 그건 좋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방송하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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