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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시설 재가동에…'이재명 캠프' 이종석 "예상됐던 일"


입력 2021.08.31 13:43 수정 2021.08.31 16:0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에 약속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도발하는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가 대북구상을 발표하는 자리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왼쪽)이 함께 한 모습(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예상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전 장관은 31일 통일부가 주관한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해 "우리 국민이 많이 걱정하고 국제사회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전문가 눈으로 볼 때 예상됐던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 12월 이후 가동 중단됐던 영변 핵시설이 지난 7월 초 재가동된 정황이 감지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지난 2018년 4월 이후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미국에) 약속한 범위 내에 핵물질 생산 및 (핵 관련 시설) 가동 중단 약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제재 완화를 받기 위해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안 하고, 영변 핵시설 가동도 멈췄던 북한은 '목표'가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낮은 단계의 자기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는 차원에서 핵시설 재가동에 나섰을 수 있다며 "미국에 약속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도발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밝혔다는 '비핵화 의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인 만큼, 미국 '호응'을 이끌어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해 북미 간 '조건 없는 대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정인 "현장서 北 비핵화 의지 읽을 수 있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18년 남북협상 과정에서 북측의 비핵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되는 문 이사장은 "판문점 정상회담, 평양 정상회담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북한 지도부가 비핵화할 의지가 있고, 의도가 있다는 걸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며 문제는 '비핵화 조건'이고 말했다.


그는 북미가 협상 조건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더 큰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문 이사장은 "미국이 역지사지 자세가 없는 듯하다"며 "일방적으로만 보는 거 같다. 실사구시 정신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을 보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북한을 악마화하고 불신이 너무 가득 찬 상태에서는 북한도 그렇게(적대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를 언급하며 "미국이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받아들이거나 배울 준비가 안 된 듯하다"며 "미군이 20년 동안 (아프간 수도) 카불에 주둔하며 매년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 북한문제는 동북아 안보환경 안에서 평화제도를 만들고 북핵문제도 다룰 수 있는 것인데, 그러한 큰 그림과 대전략을 갖지 않고 계속 싸우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한 북미관계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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