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술핵 배치? 자주국방 포기하자는 것"

야권의 '나토식 전술핵 배치' 비난

송영길 "전술핵 최종결정권은 미국"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 대선주자들의 ‘전술핵 배치’ 주장에 대해 “자주국방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송 대표는 “우리의 의견을 듣는다지만 최종 결정권은 미국에 있을 핵무기를 갖다 놓는 게 과연 맞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를 주장하는데 나토도 최종 핵 사용 권한은 미국에 있다”면서 “핵 사용 권한은 나토와 공유하는 게 아니고 공유하면 NPT(핵확산금지조약)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래식 무기에 대한 전시작전권도 환수하지 말자는 사람이 핵을 가져다 놓으면 우리가 무슨 결정권을 갖느냐”고 반문했다.

송 대표는 또한 “미국이 동의할 수 없는 정책인데 미국과의 갈등을 감수하고 NPT를 탈퇴해서라도 하자는 것이냐”며 “이는 필연적으로 일본의 핵 무장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고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비록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한미 양국의 확고한 공식적 입장”이라며 “우리가 전술핵을 배치한다는 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북핵 포기 요구 명분이 약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앞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면 체제가 바로 무너진다”며 “북핵 문제는 외교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핵으로 대응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술핵이 배치되면 핵미사일 단추를 미국과 주둔 국가가 공유해 일방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한반도에도 핵 단추를 공유하는 나토식 핵 공유를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